김장 수고 던 엄마·당나귀와 신난 아이들… 온가족이 ‘만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천애(愛)홀릭’을 통해 ‘고랭지 김장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지난 19일 강원 홍천군 바회마을에서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농촌애올래 - 강원도 홍천 <끝>

바회마을 고랭지 김장축제
4인가족이 10㎏ 김치 받고
1박 숙박에 수육 식사까지

동키마을선 당나귀 타보고
살둔마을 캠핑장 불멍 즐겨
12개 프로그램 다양한 체험

홍천=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한 사람당 2포기씩 배추를 챙기시고 김장 양념을 다 묻히시면 완성된 김치는 저희가 용기에 담아드립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강원 홍천군의 바회마을은 해발 765m 청정지역에 자리를 잡은 덕분에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바회마을은 하늘의 별이 매우 잘 보이며 자연의 청정한 산수 덕분에 깨끗하고 맛있는 곡식과 채소를 재배하는 마을이다. 특히 친환경 고랭지 배추로 유명한 바회마을에서는 10월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토요일마다 ‘고랭지 김장 축제’가 열렸다. 지난 19일 바회마을에서 만난 이초기(78) 여사는 “배추가 아주 싱싱하고 좋은 데다 고춧가루 색감이 예뻐서 김장 체험이 더 신이 난다”며 “15포기를 주문해서 택배로 보낸 덕분에 김장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온 김동민(35)·전미희(37) 씨 부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김 씨 부부는 저렴한 김장 방법을 온라인상에서 검색하던 중 바회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고랭지 김장 축제를 알게 됐다. 김 씨는 “배추값뿐 아니라 각종 고춧가루 등 양념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바회마을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직접 체험까지 할 수 있어 뿌듯하고, 내년 이맘때에도 다시 오겠다”고 밝혔다. 전 씨는 “깨끗한 시설에서 바회마을 관계자분들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2포기를 금방 담갔고 완제품을 추가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참여한 고랭지 김장 축제는 농촌여행 프로그램인 ‘홍천애(愛)홀릭’ 중 하나다. 홍천애홀릭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역 단위 농촌관광공모사업(농촌애올래)의 일환으로, 홍천군과 사단법인 홍천농촌지역관광사업단(홍천농촌문화터미널)이 주관하고 있다. 올해 처음 농촌애올래에 참여한 홍천농촌문화터미널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하나로 잇는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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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에게 가장 호응이 높은 프로그램은 이달 말 기준으로 423명(74팀)이 다녀간 고랭지 김장 축제다. 4인 팀 기준 14만 원(1인당 3만5000원)으로 김장과 전통혼례복 체험을 할 수 있고, 화전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초가체험촌’에서 하룻밤 머무를 수 있는 1박 2일 코스 등으로 이뤄졌다. 1박 2일 코스의 경우 당일 저녁(수육) 식사와 다음 날 아침(백반) 식사가 제공되며 10㎏의 김치를 가져갈 수 있다. 김장축제에 참여한 이지혜(여·39) 씨는 “태어나서 김장김치를 처음 담가봤는데 딸과 함께 고랭지 배춧속을 채워 보니 어머니의 수고를 알 수 있었다”며 “서울에서 차로 2시간 20분이면 오는 곳에 이런 예쁜 마을이 있어 신기하고, 무엇보다 김치가 너무 맛있는데 앞으로 이곳에서 김치를 시켜 먹으면서 아이에게 우리가 체험한 것을 상기시키며 자연스레 고랭지농업에 대해 교육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씨의 딸 윤소영(7) 양은 “엄마가 색칠하는 느낌으로 하라고 해서 손으로 칠한다고 생각하니 손이 시렸는데 배추에 속을 채워 넣는 촉감이 재밌었고, 그림일기에 써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랭지 김장 체험을 포함해 홍천애홀릭에는 총 14개의 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살둔계곡 노텐트 캠핑’ ‘친구랑 홍천애홀릭’ ‘아이랑 홍천애홀릭’ 등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1박 2일 일정의 가족이나 친구 등 소규모 단위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린천 상류의 깊은 숲속에 있는 살둔마을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있어 ‘살 만한 둔덕’이라는 뜻의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모든 장비가 갖춰진 캠핑장에서 ‘불멍’(불을 보며 시간 보내기)을 하며 지역 농산물을 구워 먹고, 살둔계곡을 따라 걸으며 ‘물멍’을 즐길 수 있다. ‘친구랑 홍천애홀릭’은 ‘열목어마을’의 1급수 계곡에서 한방족욕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덕분에 지친 하루살이를 잊은 채 ‘힐링’을 할 수 있어 각광을 받았다. 물론 귀농·귀촌을 꿈꾸는 50∼60대를 겨냥한 3박 4일 일정의 ‘별별산촌’ 프로그램도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은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시대에 쉽게 접하기 힘든 당나귀와 교감할 수 있는 ‘아이랑 홍천애홀릭’을 주목하고 있다. ‘동키마을’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당나귀 농장을 둘러보고, 당나귀를 끌고 산책을 하며 직접 타보는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홍천농촌문화터미널은 12월 2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축제 형식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홍천군 출신인 강옥희 홍천농촌문화터미널 사무처장은 “홍천애홀릭의 모든 프로그램은 네이버페이 등으로 손쉽게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