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그룹 중 ‘더 뽑겠다’ 2곳뿐… “역대급 고용한파 몰아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12-13 12:00
  • 업데이트 2022-12-1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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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대기업 고용 ‘시계제로’

경기 불확실에 계획 여전히 미정
IT기업들은 올해보다 축소 예고

삼성 “예정된 투자는 진행한다”
향후 5년간 8만명 채용 그대로
현대重 · GS는 신사업 적극 추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도 직원 채용을 위한 세부 계획조차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갈수록 현실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황 침체, 실적 부진이 표면화하자 최대한 긴축적으로 고용부터 투자를 아우르는 경영 계획안을 짜고 있다.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했던 그룹들조차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재계 핵심 관계자는 13일 “주요 기업의 내년 채용 계획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았고, 내년 세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아 대규모 채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500명, 올해 1만3000명을 채용한 SK그룹은 지난 5월 밝힌 ‘향후 5년간 5만 명 채용 계획’을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아직 채용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SK하이닉스 등이 투자를 대폭 줄이기로 했으니 채용 규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인건비 감축을 위해 채용 축소를 예고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채용 규모 조절을 시작해 지난해 절반 수준만 채용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신입사원은 계열사별 수시채용이라서 집계가 어렵다”면서도 “그룹이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수년간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았고, 내년 세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아 대규모 채용은 쉽지 않다”고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고용 축소에 대한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김용춘 전경련 고용정책팀장은 “올해는 그나마 2021년의 코로나 특수로 고용시장이 근근이 버틸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역대급 고용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고용 증가는 지난해 감소한 데 따른 일종의 ‘비정상의 정상화’에 가깝다”며 “내년에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내년에는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등을 지급하고 희망퇴직을 받아 경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려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은 내년 채용 규모를 늘리지는 않아도 올해 수준은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3년간(2019∼2021년) 4만 명(연평균 1만3333명)을 채용한 데 이어 5년간(2022∼2026년) 8만 명(연평균 1만6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매년 1만 명을 채용해온 LG그룹도 이를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그룹, 포스코그룹, GS그룹 등도 성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고용을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승주·김호준 기자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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