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건강 이상땐 사직서 제출”… 조기 사임설 다시‘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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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즉위 하자마자 서명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에 전달”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2013년 3월 즉위하자마자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 교황청에 제출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잠잠하던 교황의 ‘조기 사임설’에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교황은 이날 스페인 일간지 A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2013년) 사직서에 서명한 뒤 교황청 국무원장이었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에게 전달했다”며 “그에게 ‘내가 건강 문제를 겪게 될 것에 대비하라고 했다. 당신이 사직서를 갖고 있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르토네 추기경이 사직서를 누구에게 줬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사직서를 작성한 사실이 대중에 알려지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엔 “그래서 내가 지금 당신과 이야기하고 있지 않으냐”며 “이 사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종신직인 교황 자리를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뜻을 계속 밝혀왔다. 지난 7월엔 “사임 문은 열려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고, 8월엔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생존 중 퇴위’를 선언했던 첼레스티노 5세의 유해가 안치된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를 찾아 “사람들 눈엔 겸손한 자들이 약하고 패배자로 보이지만, 오직 그들만이 주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뜻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승리자”라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