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무역금융 · 부동산 규제 완화… 핵심은 ‘민간 활력 높이기’ [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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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27 09:00
업데이트 2022-12-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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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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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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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2023년 경제정책방향 특징

정부, 내년 성장률 1.6% 전망
규제 풀어 ‘경기 활성화’ 유도

규제지역 다주택자 LTV 30%
장기 · 소형아파트 임대도 부활

1년보유 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
6~45% 기본세율로 세금 부과

안전운임제 · 특별연장근로 등
일몰조항 국회처리 여부‘눈길’


내년 한국 경제에 강력한 한파(寒波)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고갈 직전인 나라 살림살이 사정을 고려할 때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가 내년 경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은 비정상적인 규제의 대폭 완화, 민간 활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매년 2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매년 12월쯤에는 다음 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여름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는 성장률, 물가, 취업자 증가 폭, 경상수지 등 각종 경제 전망치와 향후 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총망라돼 있다. 경제 주체들은 살림살이와 관련된 의사나 사업추진 방향 등을 결정할 때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참고하게 된다. 과거와 달리 한국 경제도 정부보다는 민간 영역이 훨씬 커졌기 때문에 매년 과거와 같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두 차례 발표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1. 내년 경제 전망 어떻게

정부의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6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내놓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다봤던 2.5%보다 무려 0.9%포인트나 낮아졌다. 정부가 내년 한국 경제에 ‘한파(寒波)’가 몰아닥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환위기가 강타한 1998년 초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통해 그해 성장률을 1%로 제시한 적이 있다. 연초 또는 그 전해 말에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중에서는 내년 전망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다는 의미다. 정부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의 전망치보다도 낮다. 올해 5.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소비자물가는 내년에는 3.5%로 예상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220억 달러 전망)와 비슷한 2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수출(통관 기준)이 올해보다 4.5% 줄고, 수입도 6.4% 감소하는 예측치를 내놨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81만 명 전망)의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10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 내년 정책 핵심은 민간 활력 높이기

정부가 민간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춘 것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에서 국민 세금을 대규모로 투입할 수 없고, 통화 정책에서도 전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은 선택지가 규제 완화와 정부의 지원 역할을 통한 민간 활력 높이기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의 전반적인 완화를 비롯해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되는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규모 무역 금융을 투입하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내년 투자 증가분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1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3. 종합부동산세 부담 낮아진다

앞으로 종부세 중과세율(2.0∼5.0%)은 3주택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24억 원이 넘는 소수의 사람만 적용받게 된다. 국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당초 정부·여당은 0.6∼3.0%의 낮은 세율(일반 세율)과 1.2∼6.0%의 중과세율 중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종부세 세율을 0.5∼2.7%로 단일화하려고 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중과세율을 3주택 이상이면서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12억 원이 넘는 사람들에 한정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종부세는 일반세율과 중과세율이라는 이원화된 현재의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되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대상을 3주택 이상이면서 과표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사례로 제한했다. 과표 12억 원을 공시가격으로 환산하면 24억 원 상당이기 때문에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대상은 별로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2.0∼5.0%다. 종부세 기본 공제는 현재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높아진다. 1주택을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우 공제액은 두 명 각각 9억 원씩이므로 총 18억 원이 된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기본 공제는 현재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아진다.

4. 부동산 금융 규제도 완화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를 상대로 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가 해제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은 30%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다주택자도 집값의 3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월 13일 이후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규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했었다.

기존 보유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규제도 폐지된다. 9억 원 초과 주택의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3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하는 의무가 폐지된다. 현재 2억 원인 생활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폐지된다. 이들 대출에 대한 LTV 규제는 신규 주택 구매 때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부는 앞서 12월 1일부터 규제 지역 내 무주택자(처분조건부 1주택자 포함)의 LTV를 50%로 일괄 적용하고,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한 상태다.

5. 양도세 1년 더 중과 배제

정부는 내년 5월 9일까지로 예정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를 1년간 연장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 기간 규제 지역에서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는 최고 82.5%(지방세 포함)에 달하는 중과세율이 아닌 기본세율(6∼45%)을 적용받아 세금을 내면 된다. 주택을 장기 보유했을 때 세금을 최대 30%까지 깎아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는 시행령 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동의 없이 연장 가능하다. 정부는 일단 양도세 중과 배제를 2024년 5월 9일까지 연장한 뒤 내년 세법 개정을 통해 관련 세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단기 거래에 적용되는 양도세율도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다. 특히 1년 이상 보유한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중과가 폐지된다. 가령 1년 이상∼2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사람은 현재는 60% 단일 중과세율의 적용을 받지만, 앞으로는 6∼45%의 기본 세율로 세금을 내면 된다. 분양권도 1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1년 미만 보유 후 양도할 경우에는 45%의 세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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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주택 취득세 중과 완화

앞으로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사들일 때 부담하는 취득세율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다. 현행 취득세 중과세율은 12%에 달한다. 우선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자나 법인의 취득세율이 현행 12%에서 6%로 내려간다. 2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는 아예 폐지된다. 현재 규제지역 내 2주택자는 주택 취득 시 8%의 중과세율을 물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주택 가액에 따라 1∼3%의 일반 세율로 세금을 내면 된다. 비(非)규제 지역에서도 3주택자의 취득세율이 현재 8%에서 4%로, 법인 및 4주택 이상자의 취득세율은 현재 12%에서 6%로 각각 내려간다. 다만 취득세율 인하는 지방세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의 법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을 제출하되 취득세율 인하 시점은 정책 발표일인 올해 12월 21일부터 소급 적용할 계획이다.

7. 전용 85㎡ 아파트 등록임대 허용

문재인 정부에서 사라졌던 아파트 등록 임대사업자는 10년 이상 장기·소형( 85㎡ ) 임대에 한해 부활한다. 이들은 임대 개시 시점에 주택 가격이 공시가격 기준 6억 원(비수도권은 3억 원) 이하일 경우 종부세 비과세(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무 임대 기간을 15년으로 확대하는 사업자는 공시가격 9억 원 주택(비수도권은 6억 원)까지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신규 등록하는 아파트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주택 규모에 따라 취득세를 50∼100%까지 깎아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취득세를 면제받고 임대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1주택자에 대해서도 정부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표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현재 45%보다 내려 내년 재산세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8. 내년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로 푼다

정부는 최근 주택 가격 하락을 고려해 내년 초 규제 지역을 추가로 해제할 방침이다. 올해 지방에 이어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규제 지역을 대거 해제하면서 현재 서울과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 등 경기 4개 지역만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 중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도 묶여 있다. 이 중에서 최근 집값 하락 폭이 큰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 일부 지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시가 규제 지역에서 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 초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적용 지역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분상제 대상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5년)와 전매제한 규제도 지역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완화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하락 폭이 큰 광명 등 경기 지역이 분상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북 등 일부 지역이 내년 초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될 경우 이들 지역도 분상제 대상에서 추가로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9. 지각 부수법안 처리에 쟁점법안 진통

638조7276억 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과 법인세 인하, 종부세 대상 축소, 금융투자소득·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등 19건의 예산 부수 법안은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22일 이상 넘긴 24일 겨우 통과됐다. 법정 처리 시한이 지나면 정부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한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기록이다.

예산안 지각 처리 후에도 28일 본회의를 앞두고 내년부터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 조항 관련 법안을 두고 여야 간 격돌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2025년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화물연대가 애초 3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한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에 추가로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일몰 조항을 두고도 여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여건을 고려해 일몰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10. 남은 과제도 산적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밝힌 내용 중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방송에 출연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를 위한 법령(지방세법 등) 개정안을 내년 2월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 안에 그대로 관철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민간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 완화 중에도 굵직굵직한 과제에선 법 개정 사항이 많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밝힌 각종 정책의 실효성은 국회 심의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해동 ·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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