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연말…뉴욕증시, 2008년 이후 최악 마감

S&P 19%↓·나스닥 33%↓…내년 시장 역시 연준이 좌우할 듯

올해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55포인트(0.22%) 내린 33147.2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78포인트(0.25%) 떨어진 3839.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0포인트(0.11%) 하락한 10466.48에 각각 장을 마쳤다. 연말 ‘산타 랠리’는 없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년간 다우 지수는 8.8% 내려 가장 선방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4%, 33.1% 하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위기, 중국의 봉쇄 정책을 비롯한 코로나19 여파 등이 뉴욕증시를 끌어내린 와중에 주식시장을 가장 강하게 짓누른 건 연방준비제도(Fed)였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연준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거듭 밟으며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포인트 이상 올렸다.

이 때문에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의 낙폭이 올해 유난히 컸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잡음이 더해지며 65% 급락했다.

미 국채 시장에도 1970년대 이후 가장 추운 한파가 닥쳤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0.04%포인트 오른 3.88%로 연초 대비 2.34%포인트 상승해 197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내년 시장 역시 연준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점을 찍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추세이고,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연준이 내년 중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