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아진 노동자들… 미국 금리인상 속도, ‘임금’에 달렸다[Global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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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03 09:09
업데이트 2023-01-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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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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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물가 1%P 상승땐 임금 0.3%P↑
파월 Fed의장 “평균 임금인상률
3.5%로 떨어져야 인플레 잡아”

작년 11월 임금 전년比 5.1%↑
노동시장 과열, 희망연봉도 껑충
6일 공개될 고용보고서에 주목


2023년 새해에도 글로벌 경제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될 전망이다. Fed의 긴축 강도에 따라 올해 글로벌 경기 흐름의 연착륙 혹은 경기침체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Fed가 올해 통화정책의 핵심에 ‘임금 상승률’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높은 임금이 과열된 노동시장과 맞물려 서비스 물가 압력을 한층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고용보고서가 물가보고서보다 주목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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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상승률이 ‘새로운 북극성’ =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안내할 ‘새로운 북극성(New North Star)’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공식 석상 발언들을 살펴보면 과열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한 높은 임금 상승에 대한 파월 의장의 고심이 확인된다. 블룸버그는 “팬데믹 초반 인플레이션은 상품을 중심으로 확산됐으나, 이제 서비스에서도 임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통화정책의 핵심은 임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임금 인상 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5~6% 수준인 평균 임금 인상률이 3.5% 이하로 낮아져야 Fed의 물가 안정 목표치 2%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파월 의장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앞서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도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초 공개된 지난해 11월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특히 과열된 노동시장과 인력난은 이러한 임금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올라간 임금은 서비스물가를 시작으로 전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파고 주식전략대표는 “지난 12월 FOMC 이후 Fed의 통화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데 있어 노동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올해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고용보고서보다 뒤로 밀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12월 고용보고서는 오는 6일 공개된다.

◇문제는 ‘임금·물가 악순환’ = 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자극하며 경쟁하듯 상승하는 이 같은 현상을 ‘임금·물가 악순환(Wage-Price Spiral)’이라고 부른다. 기대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임금이 오르면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이에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다시 요구하며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이론이다. 이 경우 고물가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현재 Fed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실제 여러 연구 사례에서 물가와 임금은 강한 상호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2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임금 상승률은 1년(4분기)의 시차를 두고 0.3~0.4%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4분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포인트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 경제에서 본격적인 임금·물가 악순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의) 대부분 섹터에서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상당히 잘 고정돼 있다”며 “1970년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는 임금·물가 악순환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싸움…미국 노동자 눈높이 껑충, 파업 빈발 전망 = 그렇다고 해도 악순환이 시작될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과열된 노동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노동자들이 원하는 ‘의중임금(Reservation wage)’이 억대에 육박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인들의 평균 의중임금은 연봉 기준 7만3700달러(약 9411만 원)였다. 조사를 시작한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의중임금은 근로자가 일할 때 받고 싶은 최소한의 임금을 의미한다.

미국인들의 평균 의중임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6만1700달러에서 지난해 11월까지 19.4%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5.6%를 웃도는 수치다. 근로자들의 임금 눈높이가 인플레이션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취업 중인 블루칼라 계층이 주도하고 있다. 설문 대상자 중 현재 고용돼 있으면서 대졸 미만인 근로자들의 의중임금 상승률은 팬데믹 이후 27%에 달했다. 반면 실직자들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미국에서 파업이 빈발하는 이유도 임금 인상 요구 때문이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미국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ILR)의 자료를 인용해 2022년 발생한 노동자 파업은 374건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연말까지 미국 내 사업장 총 591곳에서 374건의 파업이 발생했다. 이는 2021년 한 해 461곳에서 벌어진 270건보다 사업장 기준 28.2%, 건수 기준 38.5% 늘어난 수치다. 파업 참가 규모도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참가 인원만 7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2만6500명의 약 3배 수준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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