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후 12년만에 재회[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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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최재빈(34)·이진서(여·35) 부부

2009년, 저(재빈)와 아내는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아내는 실용무용과에 다니고 있었고, 저는 비보이를 하며 댄서의 꿈을 꾸고 있었어요. 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죠. 아내의 학교 동기 중 하나가 제 고향 친구였는데, 덕분에 아내를 알게 됐죠. 아내가 머리를 높이 올려 묶고 허리에 체크 남방을 두른 채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반해버렸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고향 친구를 핑계로 아내 곁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쑥스러움이 많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죠. 짧은 짝사랑은 허무하게 끝났고, 연락이 끊겼습니다.

어느새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죠.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던 2021년 6월, 저는 문득 아내 생각이 났습니다. 용기를 내어 안부를 물었죠. 12년 만에 다시 만나서는, 어찌나 긴장되던지 혼자 소주 두 병을 다 마셨습니다. 그날 만남을 시작으로, 저희는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연애하는 동안 참 행복했어요. 서로 자존감을 높여주고, 같이 있으면 가장 편안한 사이였죠. 특히 지난해 9월에 떠났던 제주 여행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짜증이 날 법한 상황에도 아내는 항상 밝더라고요.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연애를 길게 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약속했죠. 예식 날짜를 잡고, 식을 반년가량 앞두고 살림도 합쳤습니다. 결혼식은 플래너 없이 저희가 직접 준비했는데요. 특히 아내가 고생이 많았어요.

지난해 10월, 저희는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주셨어요. 앞으로 어려움은 현명하게 대처하며, 긍정적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부부가 되겠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