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미반환 사고 작년만 4000억 원 이상… 전세금 반환요청 5명 중 2명은 악성 임대인에 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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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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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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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보증사고액 4382억…3년만에 9배, 227명이 1인당 19억원씩 떼먹은 꼴
피해 급증세이지만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



소위 ‘악성 임대인’으로 불리며 당국이 예의주시하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고액이 지난 한 해만 4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며 보증기관에 대신 돌려달라고 신청한 세입자 5명 중 거의 2명(37%) 꼴로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에 세를 들었다 피해를 봤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227명)의 보증사고 액수는 지난해 4382억 원으로 전년보다 827억 원(23%) 늘었다.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하는데, 작년엔 임대인 1인당 19억 원씩을 세입자로부터 떼먹은 꼴이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8년 30억 원에서 2019년 504억 원, 2020년 1871억 원, 그리고 2021년엔 3555억 원으로 뛰었다. 사고액이 4년 만에 146배, 3년 만에는 8.7배 증가했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사고는 전체 사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규모는 1조1726억 원이었다. 주택 5443세대의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았는데, 이 중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이 37%(2037채)를 차지했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사고는 빌라 같은 다세대주택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세대주택이 보증사고액의 64.5%(2828억 원), 오피스텔은 25.0%(1094억 원)를 차지했다. 빌라와 오피스텔에서 지난해 임대 보증사고의 89.5%가 터진 셈이다. 특히 악성 임대인들이 보유한 오피스텔 보증 사고액이 특히 가파르게 늘었다. 다세대주택 보증 사고액은 2021년 2689억 원에서 5.2%(139억 원) 증가했으나 오피스텔 사고액은 2021년 378억 원에서 2.9배 늘었다.

정부가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 명단 공개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와 신용정보보호법과의 상충 문제 등으로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신축 빌라 시세, 위험 매물 정보 등을 담은 ‘안심전세 앱’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근거법이 마련돼야 당초 넣기로 했던 악성 임대인 명단을 제공할 수 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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