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물선, 제주 해상서 침몰… 해경 “5명 구조, 17명은 수색중”

중국인 14명·미얀마인 8명
한·일 중간수역…日과 공동대응
초속 16m 풍랑경보…구조 난항

제주=박팔령·인천=지건태 기자

제주 해상에서 홍콩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해경이 선원 구조 작업에 나섰다.

25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7분쯤 서귀포시 남동쪽 약 148㎞ 해상에서 홍콩 선적 화목운반선 A호(6551t·승선원 22명)의 조난신호(DSC)가 접수됐다.

사고 선박 A호는 한 시간쯤 지난 오전 2시 41분쯤 승선원 전원이 퇴선한다는 위성 전화를 보내왔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 해경은 A호가 오전 3시 7분쯤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즉시 인근 해역에 있던 1500t급 경비함정을 출동시켜 구조에 나섰다. 당시 A호에는 중국인 선원 14명, 미얀마인 8명 등 총 22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을 지나던 선박에서 선원 2명을 구조하는 등 오전 10시 현재 5명이 구조된 상태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오전 8시쯤 사고 선박 주변에서 구명벌 3대와 구명정 2대를 발견했으나 탑승 인원이 없어 추가 구조자는 없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해역이 한일중간수역인 점을 고려, 일본해상보안청과 공동 대응하는 한편 해경 3003함 등 수색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선박은 전날 일본 나가사키(長崎)항을 출항해 사고 해역을 항해 중이었다.

사고해역은 오전 7시 현재 초속 16m가 넘는 북서풍이 불고 있으며 파도 높이도 3∼4m에 수온은 18.5도로 풍랑경보가 발효된 상태여서 수색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편 해경은 24일 오후 7시 45분쯤 서귀포 성산항 인근 해상에서도 국내선적 화물선(2881t급) 한 척이 침수돼 선원 8명을 구조하고 배 밑바닥에 박혀 있는 돌을 제거하는 등 구조작업을 벌였다.

해경은 설 연휴를 전후해 제주도 전 해상에 걸쳐 풍랑경보가 발효된 상황이라며 인근 해상을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 운행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