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경착륙 신호… 경제 위기 막는 ‘전략적 시장 정상화’ 시급[Deep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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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6 09:03
업데이트 2023-01-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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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무의 Deep Read - 규제 완화와 부동산시장

매매·전세 동반하락하며 역전세난 넘어 깡통전세 양산…‘금융 리스크·경제 침체’로 전이되는 상황 차단해야
윤정부, 문정부 시절 남발된 과잉규제 과감히 해소하면서 시장 충격 최소화하는 대책 동시 추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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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주택)시장의 가격 급락세의 강도와 지속성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이다. 서울지역은 특히 그렇다.

주택시장 경착륙 위험 신호가 자칫 금융시장 리스크를 만들고 국가 경제의 위기를 부르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시장 정상화’가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쏟아졌던 과잉규제를 해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지혜로운 대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경착륙

지난 16일 시장 상황을 가장 예민하게 보여주는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의 11월 확정치가 발표됐다. 심각한 급락세였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전월 대비 무려 6.5%나 떨어졌다. 필자가 오랜 기간 관련 지수를 접하면서 가장 심각한 월간 하락 폭이다.

2021년 10월 고점 대비 누적 하락 폭은 무려 21%로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의 18%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내달 공표될 12월 확정치의 누적 하락 폭은 2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시장도 고점 대비 누적 21% 하락이다. 부동산 경착륙 신호가 점차 강해지는 추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도 갱신 계약을 제외한 신규 계약만으로 지수를 산정하면 2021년 10월 고점 대비 10% 가깝게 떨어졌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데, 매매가 하락 정도가 더 심각하다. 아파트 전세시장도 ‘역전세난’을 넘어 ‘깡통전세’가 양산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전월세상한제 도입 이후 월세는 누적 20%를 넘어 지속 상승 중이다.

돌이켜보면 실거래가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급락과 V자형 반등을 경험한 이후 다시 지속적인 하락세가 2013년 초까지 이어졌다. 당시 하우스푸어 문제가 대선 후보들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 될 정도로 소란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하락 폭은 서울시 아파트를 기준으로 20% 미만에 그쳤다. 국제 금융위기의 근원이었던 미국 주택시장을 되돌아보면, 케이스-실러 실거래가지수로 2009년 5월 미국 10대 도시의 평균 하락 폭은 2006년 5월 고점 대비 33%였고, 서부 대도시들은 40%를 넘었었다. 현재 30%의 하락 폭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 위기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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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의 과잉규제들

2023년 한 해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심화하는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을 아우르는 시장 침체가 주택시장만의 문제로 남을지, 혹은 금융시장 리스크로 번져 국가 경제 전반에 위기를 촉발하는 심각한 국면으로 전개될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것이 어떤 모습일까는 사실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시행 중인 규제 해제 수준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초기 급하게 규제를 강화한 직후 수준으로 회복된 정도에 불과하다. 워낙 과잉규제에 길들어 있어 규제 완화에 불안한 시선을 갖는 쪽도 있지만, 해외 평균적인 기준으로 보면 국내 주택시장의 가격·거래·보유·세제와 관련된 규제는 모두 ‘과’하다. 시장 정상화의 길목에서 여전히 털어버릴 과잉규제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규제를 해제할 경우 주택 거래량 증가에 상당한 공헌을 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규제지역이 유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재산세로 흡수해 주체별 보유세 부담을 큰 틀에서 합리화하려는 선택도 오래된 숙제로 남아 있다. 여전히 ‘건전한 장기 임대사업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3주택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과도한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중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시적인 투기 행태를 막는 목적을 넘어 필요 이상으로 거래를 억제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있다.

이 밖에 선호 도심 지역의 선호 아파트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을 막는 과도한 재건축부담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문제를 심화시킨 전월세상한제도 있다. 다 열거하지는 않았지만 두 손으로 모두 꼽을 수조차 없는 시장 정상화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런 중첩된 규제들이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의도하지 않은 충격

아이러니한 것은 과잉규제들이 문 정부 5년간 고착화함으로써, 규제 완화를 위한 조치들이 시장 정상화의 길목에서 때로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부담의 핵심은 주택시장의 불안한 상황이 금융시장 리스크로 전이될 것인지에 있다.

문재인 정부 시기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시장의 가격 급등 현상이 초래됐다. 왜곡된 신호 부작용의 한 예가 급등기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아파트 시장에 2030 영끌족의 성마른 투자가 몰린 것. 현재는 가격 급락에 따른 영끌족의 투매로 다른 국면의 주택시장 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을 키운다.

전월세상한제 도입은 전세 대출 확대 정책을 거름 삼고 강화한 종부세의 교과서적인 재산세 전가 효과와 결합해 유례없는 전세가 급등을 불렀다. 안정적인 시장에서도 시세 파악이 어려운 게 빌라시장이다. 하물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격 변동 시기 전세의 위험도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매매가를 넘어서는 전세가 인상으로 전세 사기가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 문제는 임차인의 연결을 통해 부채 돌려막기가 내재된 구조인 전세시장의 걷잡을 수 없는 신용 경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전세금이란 부채가 원활히 돌지 않으면 주택담보대출의 개인적인 부도보다 심각한 연쇄 부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분양시장의 붕괴도 또 다른 뇌관이다. 최근 마감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계약률은 70% 남짓이었다. 걱정했던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향후 분양시장을 낙관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정부에서는 이미 미분양 아파트의 공공 매입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전략적 대응

지금은 부동산 경착륙이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깊게 해 경제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시장 정상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장을 옭아매는 과도한 규제를 털어내면서도 규제 완화가 또 다른 부작용을 촉발하지 않도록 하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시장 정상화의 핵심은 다주택자를 어떻게 포용하는지의 문제와 통한다. 다주택자의 투자자로서의 기능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통해 그들이 단기적 투자에 매몰되지 않고 임대소득세를 성실히 납부하는 안정적인 장기 임대사업자로 자리 잡게 하는 게 급선무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전 아시아부동산학회장

■ 용어 설명

‘부동산 경착륙’은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져 시장에 부작용이 생기는 것. 동체 구조에 손상을 입히기에 충분한 힘이 전달되는 비행기 착륙에 빗댄 말. 반대 현상을 부동산 연착륙이라 함.

‘깡통전세’는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전세. 통상 주택담보대출 금액과 전세금을 합한 액수가 집값의 70%를 넘어서면 깡통전세로 봄.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세금이 급등한 게 주요 원인.

■ 세줄 요약

부동산 경착륙 : 현재 부동산시장 가격 급락세의 강도와 지속성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 경착륙 신호로 보임. 특히 서울지역 주택시장은 ‘역전세난’을 넘어 ‘깡통전세’의 양산 가능성을 주시해야 할 상황.

文정부의 과잉규제 : 문재인 정부 시절 남발된 과잉규제들이 셀 수 없이 많음. 3주택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과도한 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과도한 재건축부담금 등이 해결돼야 할 과제.

충격과 대응 : 고착화한 규제를 깨는 일은 때로 시장 정상화 길목에서 부담이 될 수도. 특히 부동산 경착륙이 금융시장과 경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 막아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시장 정상화가 중요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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