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시苦 저리苦 찌르苦… “허리통증, 수술 아닌 시술만으로도 80% 호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부산 동래구 부산힘찬병원 진료실에서 허준영(왼쪽) 원장과 이동찬 원장이 환자 치료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 ‘비수술 허리치료 확대’ 팔걷은 힘찬병원

수술 필요한 환자는 10% 미만
디스크초기땐 휴식으로도 완화
척추관협착은 물리치료로 효과
비수술치료, 빠른 회복이 장점

1㎜ 의료관 넣어 약물투여하는
‘신경성형술’ 10~15분만에 시술

부산=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허리가 아픈데 수술을 해야 하나?’ 허리가 아파본 이들은 대부분 이 같은 고민을 해본다. 물론 수술을 원하는 환자는 누구도 없다. 이런 고민은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척추관절병원을 가면 무조건 수술하라고 한다”는 말로 극대화된다. 결국 수술이 두려워 병원에 가길 차일피일 미루다가 허리 통증으로 움직일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러 수술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상태가 심각할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지만,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수술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척추관절 치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대표적인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이 최근 척추치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비수술 치료 확대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서울 목동힘찬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 이동찬 원장과 허준영 원장이 부산힘찬병원에서 특별 초빙 진료를 하고 있다. 김태균 부산힘찬병원장은 “상대적으로 척추수술을 많이 하는 지방과는 달리 수도권에서는 최근 들어 척추치료의 트렌드가 비수술적 치료로 바뀌고 있다”며 “이번 특별 초빙을 통해 지역의료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부산힘찬병원에서 이 원장과 허 원장을 만나 척추질환과 비수술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허리디스크 맞는지부터 확인 = 먼저 허리 통증의 원인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허리질환은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으로 구분된다. 이 원장은 “우리가 허리디스크로 알고 있는 통증 중 꽤 많은 수는 실제로 진단해보면 척추관협착증인 경우가 많다”며 “두 질병은 통증의 성격과 치료방식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선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총 33개의 척추뼈 사이에 있는 23개의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추간판이 척추가 움직일 때마다 충격을 흡수한다. 퇴행성 변화나 강한 충격으로 추간판 내 수핵이 조직 밖으로 튀어나와 신경근을 건드리면서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허리디스크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보통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다리, 발까지 저리거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방사통을 느낀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는 등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신경이 눌리면서 저릿저릿한 통증이 나타나고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 중간에 쉬지 않으면 걷기 힘든 보행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수술 필요 환자 10% 미만 =‘허리가 아프면 수술해야 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실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10% 이내다. 보통 수술은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감각 이상이 있는 경우 △6주 이상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등에 고려한다. 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실제 허리디스크의 경우 초기에는 휴식,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요법, 물리치료 등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처방 등으로 통증 호전과 기능 회복을 기대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통증이 악화하는 경우에는 비수술 치료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이 원장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보고, 회복이 되지 않으면 비수술 치료를 하게 된다”며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이 없다면 그 후에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단계”라고 강조했다.

◇비수술 80% 이상 효과 = 비수술 치료의 장점은 무엇보다 시술 시간이 짧고 출혈이 없어 시술 후 통증이 적고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가닥을 찾아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주사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은 약 5분이다.

신경성형술은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이다. 국소 마취하에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어 지름 1㎜의 초소형 카테터(의료용 관)를 삽입한 후 손상 부위를 찾아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 유착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생리식염수 등으로 염증 부위를 씻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해당 부위에 직접 투입할 수 있어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 시술 시간 역시 10∼15분 내외로 짧다. 다만 꼬리뼈부터 척추의 손상부위까지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해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 원장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요통 환자에게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시행하면 80% 이상 통증이 호전될 정도로 효과가 좋은 편”이라며 “이러한 비수술 치료와 함께 프롤로 주사치료를 병행 시술하면 더욱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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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자세로 앉기만 해도 척추·관절에 가해지는 압력 30% 감소”

■ 스스로 지키는 허리건강법

허리 비트는 스트레칭 척추부담
실내자전거·수영·걷기 등 좋아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척추의 순수 무게는 약 2㎏ 정도다. 2㎏의 척추가 약 20배 이상의 체중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면 노화에 따라 퇴행할 수밖에 없다. 척추 건강의 첫 번째는 바른 자세다. 머리뼈부터 골반까지 길게 연결되는 척추는 S자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데, 허리가 뒤틀리면서 한쪽으로 틀어지면 비정상적인 전만·후만·회전 변형이 같이 온다. 바른 자세로 앉기만 해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30% 줄여 줄 수 있다.

평소 앉아있을 때나 서 있을 때 허리를 구부정하게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좋지 않다. 또 허리 스트레칭을 할 때 앉은 상태에서 양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앉은 상태에서 허리를 돌리는 동작은 척추를 틀어지게 하는 동시에 추간판을 신경 쪽으로 밀려나게 한다. 갑작스럽게 동작을 취할수록 압박이 세지고 추간판을 둘러싼 섬유테가 찢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척추에 나쁜 자세를 취하면 불편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편하다면 몸이 그렇게 변형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 자세가 불편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해 몸의 균형이 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줄이고,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두 번째는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척추를 지탱하려면 배 근육과 척추뼈를 묶는 인대와 근육이 발달해야 한다. 중년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허리 근육 중 구부리는 근육의 힘이 많이 떨어져 운동이 필요하다.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필라테스,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등이 있다. 이동찬 부산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은 “평상시 일할 때 업무상 1만 보 이상 걸어 운동이 따로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