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에 취약층 고통 가중… 윤 대통령, 모든 대책 동원 지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 추운 계절에… 시름 깊은 시민 북극발 한파에 전력 수요가 치솟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에 설치된 모니터에 전력수급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 정부, 160만 가구 지원

윤, 쪽방촌 등 사연 전해 듣고
산업부에 특별대책 마련 주문
당정, 내주 지원대상 확대 논의

“전반적 난방비 인상은 불가피”

정부가 26일 발표한 난방비 긴급 대책은 ‘난방비 폭탄’ 고지서로 인한 취약계층 고통을 경감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쪽방촌과 같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 거주하는 취약계층들이 최근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에도 난방비 걱정에 난방을 제대로 틀지 못한다는 사연을 전해 듣고 가용 가능한 모든 대책 동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난방비 폭등 현황과 그 원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담당 공공기관에 특별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쪽방촌, 고시원 거주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이 치솟는 물가와 난방비로 인해 생존까지 위협당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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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특별대책도 주로 기초대상과 차상위, 장애인, 다자녀 등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액은 현재 15만2000원의 2배인 30만4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가스요금 할인액도 현재 9000∼3만6000원에서 올겨울에 한해 2배로 인상한 1만8000∼7만20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재정 상황, 대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난방비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바우처 지급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주쯤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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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통령실은 난방비 급등 원인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임 정부의 가격 억제 등 외부 요인에 있는 만큼, 전반적인 난방비 인상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모든 국민이 난방비 부담 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감내해야 할 대외 여건”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요금 인상 요인을 억제했고, 2021년 하반기부터 국제천연가스 가격은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으로 급등했다”며 “정부는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2022년 인상 요인을 일부 반영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꾹 눌러온 난방비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전 세계 국가들이 에너지 요금을 잇달아 올렸지만 문재인 정부만 지난해 3월 대선을 고려해 요금을 억눌렀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난방비 폭등 상황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대국민 설명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