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엔데믹 선언 여부 내일 결정

국내 확진자 격리 의무 재논의
지표 미충족 시기상조 의견도

방역 당국이 오는 27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종료 여부 결정에 맞춰 국내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조정을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역 당국이 격리 의무 조정 핵심 지표로 제시한 하루 평균 사망자와 치명률 지표 등이 여전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WHO가 PHEIC를 해제하고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는 시점에 격리 의무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지난해 6월 격리 의무를 조정하기 위한 핵심 지표로 △하루 평균 사망자 10∼20명 △치명률 0.05∼0.1%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상황은 1월 셋째 주 기준 주간 일평균 사망자는 39명이며, 누적 치명률도 0.11% 수준에 달해 아직 조정 기준은 미달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표가 달성되면 규제 해제 가능성이 있지만, 사망자와 치명률 등을 따져보면 아직 논의 시점이 이르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가 풀리면 다음 달 개학과 맞물려 상당 규모 유행이 올 수 있다”며 “최소 2∼4주 정도 실내 마스크 완화 여파를 살펴본 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바이러스가 7∼10일까지 전파된다는 과학적 사실은 변화 없다”며 “격리 의무를 완화하려면 학교 내 실내 공기 대책이나 백신 접종 등 안전장치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된 만큼 방역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 조치가 거의 완화된 만큼 격리 의무도 전파 차단보다는 확진자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