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에선 진술 거부하고 장외투쟁 한다는 민주당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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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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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했지만,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 때까지는 국회의 압도적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 국회의원의 ‘국익 우선’ 의무(국회법 제24조)를 거론할 필요도 없이, 최근 민의에 승복하고 국정 책임을 분담하겠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거대 야당이다. 그런데 갈수록 이런 당위를 저버리고 ‘이재명 방탄 정당’으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민주당을 위해서는 물론 국가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에 장외투쟁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 혐의들은 대표로서의 활동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대부분 사건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수사가 개시됐다. 검찰을 상대로 반박하든, 법정 투쟁을 벌이든 이 대표 개인이 감당해야 하고, 민주당이 당력을 총동원해 길거리로 뛰쳐나갈 일은 아니다. 국회 다수당임을 고려하면 더욱 어이없다. 소수 정치 세력이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작 이 대표는 28일 12시간 넘게 진행된 조사에서 준비해간 33쪽 분량 서면진술서를 제시하고 “여기 다 있다”는 식의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장외투쟁을 겁박하는 것은 법리 측면에서는 불리하기 때문에 정치 공방으로 몰아간다는 의심을 자초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직자가 부패 등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당헌 제80조도 무시할 태세다. 그러면 제1 야당이 사법 질서를 무시하는 당으로 인식될 것이다. 31일에는 이 대표 최측근이라는 정진상 전 대표정무실장에 대한 재판도 시작된다. 이 대표나 민주당이 사법 절차를 가로막을 수는 없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의 여부를 묻는 표결을 강행하려고 한다.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쌀 농가엔 단기적 도움이 되겠지만, 농업 혁신 등 백년대계를 가로막는 법이다. 가결된다면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불가피하다.

이 대표의 진술 거부에 따라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로 또 시끄러울 것이다. ‘피의자 이재명’ 때문에 민주당도 국회도 국정도 수렁에 빠져든다. 대표직에서 물러나 사법 리스크는 스스로 감당하는 것이 민주당을 구하고 나라도 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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