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1대1 만남…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으로 ‘서울 세일즈’[서울인사이드]

  • 문화일보
  • 입력 2023-01-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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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세훈(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개최된 ‘2022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미국, 중동, 유럽 등 글로벌 ‘큰손’ 투자자 30여 명과 국내 투자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설립 1돌 서울시 ‘서울투자청’

‘홍콩 떠나는 기업’ 잡기 최우선
올해 홍콩서 130여 기업 만나
국내 산업현황·지원정책 설명

美·UAE 잇는 네트워크 구축
1년도 안돼 3613억 유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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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중심지 서울’ 특히 영등포구 여의도를 금융특구로 만들겠다는 것은 비단 서울시의 정책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책이기도 합니다. 중앙정부와 시가 잘 협업해서 탈(脫)홍콩 금융기업들이 싱가포르가 아니라 서울로 올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금융산업 발전 계획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글로벌 투자유치 경쟁 속에서 서울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기 위해 서울투자청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여의도에 보다 많은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법인세를 비롯해 각종 세금을 감면해 주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시는 앞으로 여의도에 보다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특히 금융의 경우에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정책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투자청은 서울에 관심 있는 해외 기업과 직접 접촉해 시장 분석부터 기업 유치, 투자 촉진, 성공적인 안착에 이르기까지 투자유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전담기구다. 오 시장은 2030년 ‘글로벌 톱5 도시’ 도약을 약속하며 지난해 2월 서울투자청을 세웠다. ‘탈홍콩 기업 잡기’는 서울투자청의 가장 큰 사명이다.

서울투자청은 중국의 통제 강화로 홍콩을 떠나려는 다국적 기업이 경쟁국인 싱가포르가 아닌 한국으로, 그 안에서도 서울로 향하도록 주요 기업별 맞춤형 유치 전략을 세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춰 싱가포르에 절대 뒤지지 않는 조건이라는 게 서울투자청의 판단이다. 지난 11∼12일에는 아시아 금융 포럼이 열리는 홍콩을 찾아 130여 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서울을 알리는 유치 활동을 벌였다. 서울투자청은 포럼 기간 홍콩을 찾는 글로벌 기업과 1 대 1로 만나 ‘서울 세일즈’를 펼쳤다.

먼저 한국의 금융·핀테크 산업 현황과 디지털 분야 강점, 관련 규제 완화 등 지원 정책을 소개했다. 특히 2019년부터 시행 중인 ‘금융 규제 샌드박스’(금융 분야 규제 한시적 면제 또는 유예) 제도는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로 꼽힌다. 외국인투자기업이 서울시에 오면 받을 수 있는 현금 지원과 고용 보조금 등 각종 보조금 제도와 여의도 IFC몰 국제금융오피스 사무공간 제공 등 각종 지원 정책도 소개했다. 동시에 서울투자청은 홍콩에 있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산업계 동향을 점검, 홍콩 소재 글로벌 기업의 서울 진출과 투자 유치 수요 파악 활동도 진행했다.

특히 ‘친(親)서울’ 투자 네트워크 구축 작업은 서울투자청이 심혈을 기울여 수행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서울투자청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 친서울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워낙 큰 보폭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덕에 서울투자청은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준 3613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넷플릭스의 자회사인 아이라인 스튜디오 서울 건립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1300억 원 확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 112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3.2배 성장했다. 서울투자청은 2030년까지 서울 내 FDI를 연 3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투자청 설립 효과 등으로 도시 금융경쟁력을 측정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전 세계 128개 도시 중 11위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상승세이자 일본 도쿄(東京·16위), 미국 시카고(12위) 등 주요 도시를 제친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고 순위다. GFCI는 영국계 컨설팅 그룹 지옌(Z/Yen)과 중국종합개발연구원(CDI)이 공동 주관한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인 ‘스타트업 지놈’은 2022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에서 서울시를 창업하기 좋은 세계 도시 10위로 선정했다. 서울투자청은 기존 서울산업진흥원을 운영하며 투자유치 지원 기능을 담당했던 ‘인베스트서울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설립됐다. 2024년에는 별도의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투자청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서울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청 제공



국내 유망 기업 직접 선별… 해외투자자 연결해 안착 돕기도

호라이존테크·세미파이브 등
해외서 투자·지원 약속 받아


서울투자청이 해외 투자자를 공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도 내로라하는 유망 기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서울 금융·투자유치 콘퍼런스(금융중심지 IR)’에서 국내 유망 핀테크 4개 기업을 현지 투자자에 소개하며 그 첫발을 내디뎠다. 해당 기업들은 시가 2개월 전 공개모집으로 선발해 사전 컨설팅을 진행, 기업 투자유치 전략 수립·투자설명서 작성은 물론 벤처캐피털(VC)을 통한 사전 지도 과정을 거친 후 ‘데뷔전’을 가졌다.

이 자리에 섰던 기업 중 하나인 핀테크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는 투자자 미팅 이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더불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받았다. 호라이존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AI)이 투자 진입과 청산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금융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기업과 연계해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구글,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의 초기 단계에서 가능성을 알아본 투자자이자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창업생태계 조력자다. 조동현 호라이존테크놀로지 대표는 “코로나19로 해외 투자자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투자청과 같이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실했다”며 “올해는 현지에서 직접 투자자에게 우리의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해외 투자 유치의 기회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맞춤형 반도체 시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11월 서울투자청이 처음으로 개최한 최대 규모 글로벌 투자설명회인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하루에만 8곳의 글로벌 투자자와 미팅을 진행했다. 세미파이브는 보통 1년 걸리던 반도체 주문 설계 기간을 4분의 1로 단축했고, 비용은 절반 이하로 낮춘 반도체 디자인하우스이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기업이다. 당시 미팅은 사전 신청을 받아 투자자와 기업 간 1 대 1로 진행했는데, 세미파이브는 포럼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세미파이브는 지난 2021년 미국에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지식재산권(IP) 업체를 인수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세미파이브 직원의 90% 이상이 엔지니어로 혁신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 유치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이지만, 기업이 개별적으로 접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의 기술력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과 앞으로도 많은 투자유치 기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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