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성장률 韓日 역전…기업 뛰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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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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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에 제시했던 2.7%에서 0.2%포인트(p)를 높인 2.9%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미국과 유럽의 견조한 소비 및 투자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애초 2.0%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저성장국으로 각인된 일본의 1.8%보다도 낮다. 일본보다 성장률이 낮게 평가된 것은 김영삼 정부의 외환관리 실패로 국가부도에 직면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의 이변이다.

이런 악평에 동조하듯이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적자는 127억 달러로 늘었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다. 적자 상태는 11개월이나 계속되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동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0억 달러 수출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97%나 줄어 2700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더욱 부진해 지난해 4분기에 이미 적자로 돌아서 1조700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막대한 분기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악성 재고 해소를 위한 대규모 감산이 예상된다.

우리 대기업 수출 실적의 급격한 악화는 제품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 약화에도 원인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 규제 강화로 인건비는 급증했지만 생산성이 따라주지 못했다. 강성 노조의 압력으로 정년은 연장됐고 신규 채용은 줄어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조선업 용접부문처럼 인력 부족 사태가 유발되기도 한다. 임시방편인 외국인 근로자 시한부 채용보다는 공업계 고등학교 교육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업 채용과 대학교육의 미스매치를 해소할 교육개혁이 시급하다. 고용노동부의 ‘제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에는 ‘인력수급 미스매치 해소’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대학교육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원 규제 때문에 일부 분야 기업은 구인난을 겪는다. 반면에 문과계열 대부분은 졸업생의 취업 부진으로 곤욕을 치른다. 학과별 정원 등 규제를 풀어서 직업과 연결되는 교육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의대 정원도 수용 범위 안에서 최대한 늘려야 한다.

대기업의 신사업 진출에 대한 규제는 시급히 혁파해야 한다. 진보 정권뿐만 아니라 보수 정권에서도 대기업 규제는 계속됐다. 바이오산업 진출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삼성은 연구·개발(R&D) 역량은 우수하지만 자금력이 약한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고급회계 영역인 지분법을 놓고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회계부정으로 기소해 10년 묵은 형사재판을 계속한다. 현금 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회계장부상 이슈를 놓고 주가 급등으로 대박을 터뜨린 회사에 대한 재판이 계속된다. 국내 최대 기업의 대주주 경영인은 피고석에 앉아 말 한마디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 막대한 자금이 걸린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를 결단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지 걱정이다.

법인세 인상과 노동·출자 규제 때문에 기업이 국제 경쟁에서 도태되면 청년들은 실업 고통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기업이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세계 시장을 다시 누빌 수 있도록 악성 규제 혁파에 국민의 지혜와 열정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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