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애 많이 낳아” vs. 대학생 “애보다 일자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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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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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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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춘제(春節·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7일 상하이 거리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 대학생들이 더는 결혼이 인생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중국 정부가 출산 장려책을 꺼내 들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가족계획(계획생육)협회, 중국청년망 등 다양한 기관이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는 중국 대학생들이 윗세대와 다른 결혼·출산관을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남성으로부터의 독립이 현대 여성의 상징이 됐으며 정서적 기반과 직업적 안정성이 결혼의 전제조건이 됐다"며 "결혼은 더 이상 성관계의 전제조건이 아니며 대부분 대학생은 더는 이혼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가정을 꾸리기 전 경력을 쌓는 것이 남녀 모두에 있어 주요 원칙이 됐으며 출산의 고통은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갖는 주된 두려움이다"고 전했다.

또 출산 장려책들은 젊은이들의 가정을 꾸리려는 의지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며, 대학생들은 결혼을 정신적·물질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의 8%만이 현금지원 등 출산 장려책이 아이를 가지려는 의지를 증가시켰다고 답한 반면, 40% 이상은 정부의 세 자녀 허용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학생들은 출산 지원책보다는 더 많은 고용 지원책을 기대했다. 보고서는 비혼 동거에 대한 높은 수용도와 사생아에 대한 낮은 수용도 역시 저출산의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입안자들은 젊은이들이 가정을 꾸리려는 의지와 진로 사이의 갈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여성의 요구와 그들의 관점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다만 해당 조사가 이뤄진 시점, 참여한 대학생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는 61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출생률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또 2021년 중국의 초혼자 수는 1157만8000명으로, 초혼자 수가 12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한 자녀 정책’을 펼치다가 출생률이 떨어지자 2016년 ‘전면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고, 이어 2021년 5월에는 ‘한 가정 세 자녀’를 허용했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생활비, 교육비 상승 등의 이유로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이 벌어지면서 각종 출산 장려책에도 출생률은 내리막을 걸었다.

인구 감소에 다급해진 중국은 급기야 미혼자에게도 자녀 출생 신고를 허용하고 기혼자와 동등한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5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인 쓰촨성은 오는 15일부터 미혼자도 현지 정부에 자녀를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 자녀 수에는 제한이 없다고 발표했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녀를 등록하면 정부의 육아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심지어 자녀 수에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쓰촨성과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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