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는 이미 장르… 이해 넘어 ‘적용’ 하도록 할 것”

  • 문화일보
  • 입력 2023-02-06 09:05
  • 업데이트 2023-02-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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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미 최초의 한국인 무용이론 종신교수인 오주연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는 오는 가을부터 미국 대학 최초로 정규 교과 과목이 된 ‘K-팝 댄스’를 가르친다. 오 교수는 “서양의 관점에서 K-팝 댄스는 새로운 대중춤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 ‘K-팝 댄스’ 정규과목 개설 오주연 미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

한인 첫 미 무용이론 종신교수
K-팝 댄스 분석해 이론 정립
5년 준비끝에 가을부터 수업

해외대학 필수과목 최초 선정
서구중심 무용사서 인정받아

“한국서 최고 되면 세계서도 최고
자부심 갖고 힘써주시길 바라”


‘K-팝 댄스’가 미국 대학의 정규 교과 과목으로 개설됐다. 외국 대학에서 무용 전공생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K-팝 댄스’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서구 중심이던 무용사에서 K-팝 댄스가 중요한 하나의 장르로 인정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강의를 맡은 이는 오주연 샌디에이고주립대(SDSU) 교수. 선화예술중학교와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이화여대에서 무용이론을 공부한 그는 이후 미국의 오스틴 텍사스주립대를 거쳐 현재 샌디에이고주립대의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다. 북미 최초의 한국인 무용이론 종신교수인 그는 K-팝 댄스를 처음으로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그와 이메일을 통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의 정규 교과 과목 개설을 지난 5년 동안 적극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추진했고 지난해 공식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1년간의 심사를 거친 후 통과됐지요. 뜻깊은 성과입니다. 북미에서 K-팝 댄스는 한국인, 즉 인종 소수자의 문화이자 대중춤입니다. 새로운 춤의 갑작스러운 등장이나 인기는 간혹 기존의 전통을 선호하는 예술 혹은 학계에서 도외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규 교과 과정으로 개설되기까지 많은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그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K-팝 댄스는 서양예술의 전통이 아니다”라는 평이었다. “그럼에도 정규 과목으로 선택된 배경에는 점점 높아지는 K-팝의 인기와 전 세계 대중문화에서 K-팝이 주류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 등이 있다고 봅니다.”

오 교수의 K-팝 댄스 강의는 오는 가을 학기부터 진행된다. 3학년 학생부터 들을 수 있는 3학점짜리 무용 전공 필수 과목이자 인문학 교양수업이다. “K-팝이 21세기 무용, 그리고 인문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일상에 도움이 되는 지식은 많죠. 하지만 모든 것들이 글쓰기, 토론, 시험의 과정을 거치는 3학점짜리 필수 과정으로 개설되지는 않습니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의 ‘적용’에 중점을 두고 수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스틴 비버의 음악과 샌디에이고 야구팀 파드리스를 좋아하고 미국의 TV쇼 ‘유 캔 댄스’를 보며 댄서가 되기로 마음먹은 스무 살의 백인 여학생이 K-팝 댄스를 어떻게 자신의 경력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정확한 이해와 춤 분석, 다음으로 중요한 게 ‘적용’입니다. 그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오 교수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간한 저서 ‘K-pop Dance: Fandoming Yourself on Social Media’(K-팝 댄스: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팬덤화하는 법)에서 K-팝 댄스를 현대무용의 한 장르라고 선언하고 무용이론적 관점에서 분석해 화제를 모았다. 책은 미국 아마존 대중춤·커뮤니케이션 분야 신간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K-팝 댄스는 한국의 춤을 대표하는 장르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는 궁중무용, 민속무용과 같은 전통춤이 있고 한국 발레, 한국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가 있죠. 여기에 K-팝 댄스라는, 한국 무용사에 새로운 장르가 더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양의 관점에서 보자면 새로운 대중춤 장르의 등장이죠. 흥미롭게도 서양에서 대중춤은 주로 백인, 남미인, 흑인들의 문화가 교차적으로 주도해 왔습니다. 왈츠, 탱고, 살사, 힙합 등에 이어 새로운 대중춤 장르가 등장한 것입니다.”

K-팝의 특징을 묻는 말에 오 교수는 이제 K-팝 댄스가 하나의 확고한 장르가 됐으며 몇 가지의 특징으로는 규정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K-팝 댄스는 하나의 특징으로 정의되는 단계를 벗어났습니다. K-팝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이 K-팝이라는 것을 압니다. 이미 하나의 장르로 굳어진 거죠. 이제 K-팝은 계속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확장해가는 단계입니다. 최근 걸그룹 뉴진스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뉴진스의 안무는 K-팝 댄스의 기존 문법에 변형을 더해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를 잘 반영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교수는 한국 예술가들의 열정에 존경을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국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면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반열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러한 자부심을 가지고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전 앞으로도 계속 한국 춤을 연구할 것입니다. 한국 학자로서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것은 정말 보람찬 일입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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