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속도내는 이통3사… ‘한국형 AI서비스’ 고차원 두뇌싸움[ICT]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모델들이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 SK텔레콤 제공

■ ‘챗GPT 열풍’에 본격 고도화

SKT 사진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서비스, 이달 ‘에이닷’ 적용
KT 초거대 AI 모델 ‘믿음’에 기반한 대화형 서비스 곧 상용화
LGU+ 음성 → 텍스트 → 재음성화 ‘상담용 콜봇’ 서비스 선봬

‘탈(脫) 통신’에 힘을 쏟으며 미래 사업을 집중 육성 중인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챗GPT 열풍을 계기로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한층 힘을 싣는 양상이다.

2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한국어 GPT-3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은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대화형 AI 비서인 ‘에이닷’에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할 수 있는 ‘장기기억’ 기술과 사진·텍스트 등 복합적인 정보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서비스를 장착,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초거대 AI가 주로 언어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면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외에 음성, 이미지, 제스처, 생체 신호 등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인간처럼 종합 추론하고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용자와 오래전에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해두고 사람이 마치 뇌 속에서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듯, 이를 대화 중에 활용할 수 있는 ‘장기기억’ 기술을 2월 중 에이닷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챗GPT에 적용된 초거대 AI 모델을 에이닷에 접목해 대화 수준을 높이고,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이나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해주는 AI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T의 ‘오은영 AI 육아 상담 서비스’. KT 제공

KT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초거대 AI 모델 ‘믿음’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일 방침이다. KT는 앞서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초거대 AI인 믿음을 상용화해 산업계의 주요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혁신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초거대 AI 믿음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어떤 정보를 제시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해 대답하는 것이 챗GPT와 차별화되는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상용화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KT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컨택센터(AICC)’ 서비스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AICC는 AI 기반 고객센터를 의미한다. KT는 이와 관련해 최근 기업 고객이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에이센 클라우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고객 누구나 간편하게 AICC에 셀프로 가입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상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이외에도 전문가 상담, 시니어 케어 및 통화비서, 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 관련 기술을 접목해 초거대 AI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AI 서비스 통합 브랜드 ‘익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 통합 브랜드인 ‘익시(ixi)’를 선보이며 관련 분야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장해 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익시를 기반으로 한 고객센터인 ‘콜봇’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콜봇은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AI 엔진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텍스트를 통해 고객이 어떤 의도로 문의했는지 분석한 뒤 다시 음성으로 답하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고객 청구요금 조회, 청구 주소 변경 업무 등 상담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용 AICC 서비스도 선보인다. 해당 서비스는 음성인식, 자연어 이해 등 AI 엔진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또 LG가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EXAONE)’과 연계한 서비스도 연구 중이다. 엑사원은 LG AI 연구원이 2021년 12월 공개한 초거대 AI 모델이다. 엑사원의 매개변수는 3000억 개로 텍스트를 읽고 이미지로 만들거나, 이미지를 보고 텍스트를 만드는 양방향 작업도 능숙하다고 LG그룹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엑사원을 개발하는 LG AI 연구원과도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챗GPT 등 새로운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