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데이터 무작정 갖다쓰는 AI 모델 ‘저작권법 위반’ 가능성”[ICT]

■ 업스테이지, AI 가이드라인 조언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학습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에 저작권이 있다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최근 ‘내가 만든 AI 모델은 합법일까, 불법일까?’라는 제목으로 AI와 저작권법 관련 사항에 대해 교육 자료를 올렸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AI 모델을 만들 때 저작권법 저촉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업스테이지는 “웹에 있는 데이터를 무작정 크롤링(웹 페이지를 가져와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행위) 모델 학습에 적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저작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며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작하기 이전에 저작권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업스테이지는 국내 저작권법 등을 바탕으로 개발자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판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은 합법으로 판단했다. 판례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영리 목적의 서비스를 만들거나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여도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로그 콘텐츠 등의 댓글은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댓글이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는 수준의 문장에는 저작권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뉴스 데이터 이용과 관련한 안내도 있었다. 뉴스 기사의 저작권은 언론사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사 또는 저작권 위탁을 맡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자료를 활용할 경우 논의를 해야 한다. 다만 뉴스 기사의 제목은 저작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이어야 하는데 기사 제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법 해석이다.

업스테이지는 “챗GPT가 생성한 데이터는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을지, 만약 가능하다면 챗GPT가 생성한 데이터에 대해 어떤 라이선스를 부착해야 하고 어디까지 이용할 수 있을지, 또 뉴스 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를 내는 AI 모델의 저작권은 어떻게 되는지 등 여전히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