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오염수 137만t 방류 → 4년뒤 국내유입… 생태계 영향력 등 ‘미확인’[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3-02-21 09:13
  • 업데이트 2023-02-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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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를 이르면 올해 봄에 방출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해 3월 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마을에 있는 다이치 원자력발전소 전경. AP



■ 10문10답 - 올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日, 다핵종제거설비 통해 정화
세슘 등 64종 방사능물질 제거
삼중수소는 ‘기준치 이하’ 주장

일각 제거설비 성능부족 지적
처리 관련 정보도 공개 안돼
日“안전” 주장하지만 신뢰 의문

한국 극소량 유입 예상되지만
해양생물 농축 등은 파악 못해
정부, 방사능 검사 강화 등 부심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를 이르면 올봄 바다에 방출하기로 하면서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이러한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기보다 불리한 정보에는 함구하는 자세를 취하며 이러한 논란에 더욱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아직 그 정체마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 예정량은 무려 137만t. 어마어마한 양의 오염수가 4월부터 실제로 바다에 방류된다면 우리나라 해역으로 언제쯤 흘러들어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나라는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방법은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1.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 논란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세계 각국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64종에 이르는 세슘,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이 그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오염수를 정화 처리해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지만, 신뢰성에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논평에서 “100여 개의 해양연구소가 소속되어 있는 전미해양연구소협회 등은 ‘오염수가 보관되어 있는 각 탱크의 방사성 핵종 함량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의 부재,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부족’ 등을 근거로 일본 정부의 자료와 계획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주장대로 ALPS를 통할 경우 대부분이 걸러지더라도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되지 않는다. 또 먹이사슬을 통해 해양생태계 속 생물들에게 농축되는 오염이나 해양심층수에 미치는 오염에 대해선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여서 말 그대로 ‘미지의 공포’인 셈이다. 지난 7일에는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잡힌 농어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1㎏당 85.5베크렐(㏃) 수준으로 검출돼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2. 방류 계획과 일정은

일본 정부는 올해 봄이나 여름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137만t을 방류하겠다고 예고했다. 향후 10년간 매년 22조㏃씩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해 8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했고, 이어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인 후쿠시마현도 방류시설 공사에 동의하면서 오염수 방류시설인 해저 터널 공사가 지난해 8월 4일부터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원전 오염수를 희석시킨 뒤, 내년 봄부터 해저 터널을 이용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1㎞ 떨어진 앞바다에 방류해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염수 모니터링 계획 변경에 대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토가 길어지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3. 일본 정부의 안전하다는 근거는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ALPS로 정화해 64개의 방사능 물질을 제거한 뒤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해저에 방류하기에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최대 30년 동안 나눠서 진행하며, 화학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식수 기준치의 7분의 1 정도까지 떨어뜨려 방류한다는 입장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약 1㎞ 떨어진 바다에 오염수 방류 위치를 알려주는 4개의 붉은색 기둥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4. 일본 믿어도 되나, 우려되는 점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상적인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와 달리 사고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다. 즉 정상원전과 달리 삼중수소 이외에 여러 방사능 물질이 섞여 성분이 다른 오염수가 방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일본의 주장은 ALPS가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도쿄전력은 처리 과정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제적 의심도 커지고 있다. 주변국에서 시행하는 오염수 연구결과도 일본에서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진행된 결과여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자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한 점도 우려 사항이다. 후쿠시마 현지 어민단체 회장은 “후쿠시마현지사가 동의했다고 해도, 반대 의사는 바꿀 수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5. 국내 식생활 안전한가? 정부 대응은?

한국은 후쿠시마를 포함해 주변 8개 현의 모든 어종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오염수 내 삼중수소가 태평양을 돌아 4∼5년 후에 국내 바다로 들어오게 된다. 먹거리와 관련해선 작은 영향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이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장기간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론 삼중수소에 오염된 수산물을 장기간 지속해서 섭취하면 신체 내 방사성 물질이 축적돼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안전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삼중수소, 세슘 등 원전 오염수의 방사물질이 국내 해역에 유입되는지 방사성 물질 감시망을 넓히기로 했다.

6. IAEA, 美, 인접국 등 국제사회 반응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국제사회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태평양을 끼고 있는 연안국인 한국·중국의 불안은 더 심하다. 중국과 한국 해양 연구기관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 4∼5년 뒤 한국·중국해역에 유입될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 주민 93%(요미우리(讀賣)신문 기준)가 “오염수 방류로 후쿠시마 식품은 위험해 질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일 동맹 강화 기조를 보이는 미국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관련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된 오염수를 방출할 준비를 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7. 한국 외교적 대응은

현재 정부는 국무조정실과 외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수부 등 유관부서를 중심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응해오고 있다. 정부는 오염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안전하며 국제법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에 이 같은 국내적 우려를 전달하면서 책임 있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자적으로는 IAEA 정기이사회나 총회 등의 계기를 활용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을 강조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인 전문가와 한국의 연구기관이 IAEA 검증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해양방사능 감시체계를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대국민 소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국내적 대응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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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한반도 인근 해류 시뮬레이션해 보니

최근 국내 연구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이 방출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4∼5년 뒤부터 우리나라에 유입되지만 흘러들어오는 방사성물질은 극소량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연구 결과 일본이 올 3월부터 10년에 걸쳐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한국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는 기존의 10만 분의 1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분석기기로는 검출되기 힘든 정도의 농도라는 게 연구진 견해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2021년 중국 제1해양연구소와 2022년 칭화(淸華)대에서 각각 실시한 오염수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와 유사하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도 삼중수소가 우리나라 관할 해역에 유입됐을 때 생태계나 수산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연구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9. 수산업계 긴장 고조 속 방사능 검사는

수산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절반 수준인 49.15%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제주산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은 소라 50.39%, 갈치 48.36%, 참조기 47.64%, 광어 47.49% 등이다.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면서 꽁치, 미역 등 수산물 40여 종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전국 연안 해역에서 시행하는 방사능 조사 장소를 2019년 32곳에서 지난해 45곳, 올해 2월 52곳으로 늘렸다. 이 밖에 원산지표시 및 수입수산물 이력관리 대상품목을 확대하고 수산물 소비 위축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10. 법적 대응 조치와 실효성은

정부는 지난 2021년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후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중재재판소나 국제해양법제판소에 ‘가처분 신청’ 격인 잠정 조치를 구하거나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법적 대응이 지지부진한 것은 일본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피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투명한 정보 제공이 담보되지 않는 한 무조건인 법적 대응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피해 입증의 근거가 될 대부분 정보를 일본이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승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향후 국제법상 대응에 나선다면 본안 제소 준비와 잠정조치 대응 등 전 과정에서 과학적·객관적 정보 수집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인지현·김선영·박수진·김유진 기자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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