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에 담긴 커피에 촉촉하게 쪄낸 팥시루떡, 자개장과 샹들리에… 동·서양 ‘기품’의 조화[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3-03-07 09:01
  • 업데이트 2023-03-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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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철든 부엌’

대표적인 한국의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이들이라면 한식을 현대화의 흐름에 맞게 코스 요리의 변형으로 틀을 잡고 선보이는 다이닝 레스토랑의 젊은 셰프부터 한 그릇의 기가 막힌 탕을 끓여 내는 작은 식당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기술자들을 들 수 있습니다.

‘정통 한식은 무엇인가’ 하는 논의가 불거진 10여 년 전에 비해 다양한 면모를 가지게 된 한식은, 각자의 개성을 덧입고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전통을 지켜 온 한식 요리 연구가들과 함께 이를 익히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젊은 요리사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요리에만 국한하는 건 아닙니다. 디저트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빠른 유행에 맞춰 변화하는 제과·제빵 시장에서도 ‘한국적인 맛’을 고심하고 지켜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맛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추억에 기대어 떠올리는 그리운 맛을 구현해내는 센스를 지닌 기술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기교 없는 전통의 맛을 그리워할 때 찾을 수 있는 작지만 섬세한 카페 공간을 소개합니다.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알려져 있는 레스토랑 품의 오너인 노영희 셰프는 최근 한식과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바 ‘로다’, 그리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과 함께 ‘철든 부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드립으로 내리는 커피는 한국 작가의 사발에 담겨 나오고, 직접 담근 식혜와 수정과는 물론이고 대추청, 모과청도 살 수 있습니다. 배와 생강, 통후추 그리고 제주도 꿀을 넣고 끓인 배숙과 6년근 국내산 인삼과 경산 대추, 제주도 꿀로 담근 대추 인삼차는 한번 맛을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진한 맛을 냅니다.

여기에다 곁들여 즐기기 좋은 촉촉하게 쪄낸 팥 시루떡을 파이 모양처럼 케이크 스탠드에 진열해 둔 센스부터 프랑스 아비뇽에서 만난 작가의 아틀리에에서 직접 주문한 멋들어진 샹들리에와 아름다운 빛의 자개장의 조화로운 감각은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단순히 콘텐츠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의 경험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 철든 부엌은 복합적이면서도 뛰어난 감각의 기품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긴 커뮤니티 테이블 위에는 허명욱 작가의 옻칠 매트와 이창하 도예가의 물잔이 세팅되어 있고 원하는 디저트나 떡볶이 등 간단하지만 정성이 담뿍 담긴 메뉴들을 주문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시원하고 단아한 빙수도 주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무엇 하나 허투루 나오지 않는 귀한 담음새와 맛은 외국인 손님들을 자연스레 안내하게 되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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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잔치나 명절에 만들어 먹는 빨간 팥 시루떡은 그야말로 어린 시절의 그리웠던 맛을 마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디저트 아이템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65-9 / 02-543-5177.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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