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 세뇌, 마약중독 같아… 순수할수록 더 빠져들어”

  • 문화일보
  • 입력 2023-03-09 08:57
  • 업데이트 2023-03-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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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JMS 정명석 총재가 설교하는 모습. 넷플릭스 캡처



■ 넷플 ‘나는 신이다’ 파장… JMS 前부총재 김경천 목사

사이비 종교 집단 실상 다루며
정명석 성범죄 의혹 등 충격파

“JMS 몸담았던 것 창피하지만
진실 드러나니 부채감 덜어져”


“JMS(기독교복음선교회)에 몸을 담고 있었다는 게 참으로 창피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세상에 진실이 드러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제 부채감도 좀 덜어진 듯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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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천(사진) 목사는 7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프로그램 ‘나는 신이다’의 파장이 예상보다 크다고 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실상을 다룬 이 프로그램은 특히 JMS 편에서 총재인 정명석 씨의 성범죄 의혹 장면을 구체적으로 내보내며 충격파를 던졌다.

김 목사는 JMS의 초창기 멤버로 30년간 간부 생활을 하다 지난 2009년 탈퇴했다. JMS 홍보부장과 교육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부총재 역할까지 했으나, 탈퇴 후 그 내부 실상을 알리고 피해자들을 돕는 사역을 해 왔다. 네이버에 가나안(JMS를 떠나 예수님 품으로) 카페를 만들어 피해자들의 증언을 전해왔는데, 이번 방송 후 회원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렇게 드러났으니 JMS 측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내분이 일어나겠지만, 와해되지는 않을 겁니다. 수구파와 개혁파가 싸운 후 개혁파가 힘을 얻어 조직을 유지하겠지요.”

영상을 통해 본 정 총재는 추레하게 보일 정도의 외모에 발음이 어눌한 남성이다. 그런 그를 추앙하는 신도들의 심리는 어떤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풍채가 흠모할 만하지 않았다고 하니 모자라게 보이는 사람이 메시아라는 논리에 속는 거죠. 신과 인간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수한 사람일수록 더 빠져듭니다. 저는 20대 때 ‘눈이 곧 온다’는 등 그의 예언이 맞는 것에 미혹됐습니다. 곁에서 본 그는 무당처럼 신기가 있습니다. 혼자 중얼중얼하며 ‘주님, 주님’ 하는 게 병리학적으로 보면 정신병이 있는 것인데, JMS 내에선 메시아로 떠받들리는 거지요. 그러니 그와의 섹스는 예수님과의 성교이니 죄가 안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가 되는 겁니다.”

김 목사는 JMS에 빠지는 것은 마약 중독과 같다고 했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믿어야 살고, 끊으면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도록 세뇌된다는 것이다.

“북한 동포들이 김정은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하는 것은 가식이 아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반복적으로 세뇌 교육을 받아서 그런 것인데, JMS도 그렇습니다. 지도부는 넷플릭스 방송이 조작이라며, 신도들이 그걸 보면 지옥에 빠진다며 못 보게 할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으로부터 고통을 받은 것처럼 정명석도 세상의 위협에 처해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하는 것이니, 그에 대한 순결한 믿음을 지켜야 한다며.”

김 목사는 자신이 정 총재의 성범죄와 위선을 목격하고 탈퇴를 할 때 예수를 배반하는 가롯 유다 같은 느낌 탓에 괴로웠다고 했다.

“제가 그들의 실상을 알리는 운동을 하자, JMS 측은 고소·고발로 계속 괴롭혔습니다. 그런 협박도 무섭고, 탈퇴 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두려움도 큰 탓에 신도들이 거기서 나오기가 힘듭니다. JMS에 빠져 있는 동안 나이가 들고 세상 인맥은 없어져 버렸으니 거기서 나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폐인처럼 살 수 있습니다. 제가 그분들을 모시는 ‘회복 교회’ 사역을 하는 까닭입니다.”

성폭력 등의 죄가 인정돼 10년간 복역했던 정 총재는 출소 후 또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작년 10월 구속돼 재판 중이다. 홍콩 출신 여성 메이플과 호주 여성 에이미 등의 증언이 기폭제가 됐다.

이와 관련, JMS 측은 정 총재의 성범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김 목사와 더불어 ‘반(反)정명석’ 운동을 해 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 등이 사안을 왜곡하며 일부 신도들의 증언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번 방송 파장이 워낙 커서 메이플과 에이미도 놀랐을 것”이라며 걱정을 했다.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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