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연예계 거물 자니 기타가와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라시 등 J팝 거물 만든 자니스 창업자
영국 BBC 다큐멘터리서 ‘성 착취’ 고발
일본 J-팝 아이돌 왕국의 전설인 ‘자니스’ 故 자니 기타가와의 남성 연습생을 향한 성 착취 만행들이 고발됐다. BBC는 7일 오후 9시(현지시간) 탐사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을 공개했다. 1931년생인 자니 기타가와는 지난 1962년 연예 기획사인 자니스 사무소를 설립해 SMAP, 아라시 등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왔다.
BBC는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니 기타가와가 외부의 간섭이나 제재 없이 수십 년 간 어린 소년 연습생들을 성 착취하고 학대해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기타가와가 ‘주니어’라고 불리는 연습생 제도를 이용해 십 대 소년을 성 착취해왔고, 일본 방송계 등은 이를 어떻게 눈감아줬는지 분석했다.
일명 ‘주니어’라고 불린 연습생들은 입사 후 먼저 다른 그룹의 백댄서로 활동하다가 기타가와의 결정이 내려져야 비로소 정식 데뷔해 회사 차원의 관리 및 홍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니스 홈페이지 캡처
실제 15세 때 자니스 연습생으로 들어간 하야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타가와와 처음 만난 지 일주일 만에 그의 자택 중 한 곳에 머물렀던 일화를 공개했다. 하야시는 “잠시 후 기타가와가 다가오더니 ‘가서 목욕하라’고 했다”면서 “기타가와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씻겼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하야시는 기타가와가 자신에게 구강성교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하야시는 당시 기타가와의 자택에 함께 거주하던 다른 연습생들이 “성공하려면 참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던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성공한 소년들은 자니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마워했다. 이게 일반적인 성범죄와 다른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쟈니스 연습생은 기타가와가 삽입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인터뷰에서 “내가 기타가와를 거부한다면 커리어에 문제가 생기리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연습생은 기타가와가 본인 집에 찾아와 부모님을 옆방에 두고 성관계를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 연습생은 “부모님은 나와 같은 방에 기타가와의 잠자리를 마련해두었다”며 “그날 밤 그는 내 생식기를 입에 넣었다. 믿지 않겠지만 부모님이 바로 옆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타가와의 범죄가 은폐되었던 거는 일본 내에 공고한 자니스의 위치와 방송국 카르텔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999년에도 비슷한 폭로가 있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도 같은 의혹을 제기했고, 2003년 도쿄 고등재판소는 해당 보도에 대해 기타가와의 성희롱 행위를 인정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자니스 사무소는 슈칸분슌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지만 형사재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슈칸분슌 취재팀이었던 나카무라 료타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3년간 이 일로 절망했다”고 심경을 밝히며, 뉴욕타임스 등의 외신과는 다르게 일본 내에서는 해당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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