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기업 환경 개선이 소득 확대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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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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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61달러로 2021년보다 7.7%(2712달러) 줄었다. 대만보다 낮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뒤진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이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다. 1인당 GNI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의 생활 수준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물론 1인당 GNI가 줄어든 데는 환율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원화 기준으로는 1인당 GNI가 2021년보다 4.3% 증가했다. 그런데도 달러로 환산한 소득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에 원·달러 환율이 12.9%나 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1인당 GNI가 낮아진 것을 단순히 환율 상승 탓으로 돌리며 안도하기에는 우리 경제 기반이 너무 좋지 않다.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 있고 갈수록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1월 IMF가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2%포인트(p) 상향 조정된 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로 0.3%p 하향 조정됐다. 그만큼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정황은 고용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경련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의 54.8%가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한다. 장기적인 경제 전망은 더 암울하다. 잠재성장률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다. OECD의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잠재성장률이 2020∼2030년에 1.9%로 떨어지고 2030∼2060년에는 캐나다와 함께 0.8%의 꼴찌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장동력이 쇠퇴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해 온 데 있다. 지난 20여 년간 정부는 계속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조치들을 해 왔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특히 심했다. 정치적 이념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정부의 간섭과 개입을 늘렸다.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기업 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친노조-반기업정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그로 인해 경제성장의 둔화, 일자리 파괴, 성장동력 쇠퇴, 중산층과 자영업자 몰락, 기업 도산 속출 등으로 경제 기반이 크게 손상됐다.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해 손상된 경제 기반을 회복시키지 않고는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이 돈을 풀고, 코로나19 사태로 더 많은 돈을 푼 결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수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을 한동안 유지할 것이고, 글로벌 경기 부진 또한 계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에 불어 닥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에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길도 기업 환경 개선에 있다. 하루빨리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해야 한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고 국민의 생활 수준도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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