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은 하나”… 공대 교수가 들려주는 공존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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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교수·작곡가 마코버

예술·기술 결합 ‘음악 공상가’
‘오버스토리…’서 환경 메시지
16일 예술의전당서 亞 첫 공연

과학자이자 개발자, 그리고 현대음악가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만든 환경 문제에 관한 오페라 음악은 어떨까.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오버스토리 서곡’의 작곡가 토드 마코버(70·사진) 얘기다. 예술과 기술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무는 행보로 ‘음악적 공상가’라 불리는 그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그가 창작할 예정인 오페라의 전체 서사를 압축한 작품이다. 환경 파괴로 위태로워진 자연의 실상을 표현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메시지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 초연했고, 이번 한국 공연은 아시아 초연 무대다.

마코버는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그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세상을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예술, 특히 음악이 새로운 인식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음악으로 아름다운 환경을 듣고,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결합이 어떨지 체험해야 한다”며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과학적, 기술적 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코버는 MIT의 미디어 융합 기술연구소 내에 ‘미래의 오페라’ 연구 그룹을 이끌며 기술과 음악의 융합을 실제로 연구하고 있다.

마코버는 “음악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공연에선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54)가 소설의 등장 인물인 패트리샤 웨스터퍼드를 맡아 모노드라마를 펼친다. 마코버에게 이 작품의 작곡을 제안했던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는 마코버가 개발한 ‘나무의 음악’을 연주한다. 마코버는 “연주자들은 숲이 되고, 악기는 나무가 된다”고 설명했다. ‘나무의 음악’과 디도나토의 소리는 점진적으로 하나가 된다.

“인간이 주변의 비인간 세계와 단절돼 있고, 자연에 무례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우리는 환경을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자연과 파트너가 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위해 변화해야 합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