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첫 승전보… 이세돌, 알파고와 네번째 대국서 승리[역사 속의 Thi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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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3 08:58
업데이트 2023-03-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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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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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첫 수를 두고 있다. 구글 제공



■ 역사 속의 This week

2016년 3월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네 번째 대국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첫 대국 전,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알파고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16만 건의 기보를 학습하고 하루에 3만 판씩 두며 실력을 갈고닦은 알파고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하고 최적의 수를 찾아냈고, 이세돌은 세 판을 내리 내주며 고전했다. 3연패 후 충격과 두려움에 빠진 인류에게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그는 좌절하지 않고 밤을 새워 복기하며 반격을 준비했다.

이날 이세돌의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78수는 바둑 역사에 남을 ‘신의 한 수’로 불린다. 묘수에 흔들린 알파고는 악수를 거듭하다 스스로 무너져 모니터에 ‘AlphaGo resigns’ 메시지를 띄우며 항복을 선언했다. 인간의 창의력을 증명하고 불굴의 의지로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둔 이세돌은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고는 이틀 뒤 5국에서 이겨 4대 1로 최종 승리했다.

세계인들에게 AI 시대의 도래를 알린 알파고는 이후 더 진화했고, 1년 뒤 중국 커제 9단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더 이상의 적수가 없다며 공식 전적 68승 1패로 바둑계를 떠났다. 이세돌도 2019년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24년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전성기 시절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라는 어록을 남긴 ‘쎈돌’ 이세돌은 AI의 벽을 느껴 은퇴를 결심했지만, AI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었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꺾은 지 7년 만에 미국 아마추어 바둑기사 켈린 펠린이 AI 카타고(KataGo)와의 대국에서 15전 14승을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보도했다. 펠린이 알파고 못지않은 실력의 카타고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AI로부터 전술을 전수했기 때문이다. 이 AI는 카타고의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카타고와 100만 번 이상의 대국을 벌였다.

펠린은 상대 진영을 천천히 포위하면서 갑자기 귀퉁이에 돌을 둬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인간 바둑기사라면 눈치채기 쉬운 전략이었지만, 기존 데이터에서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찾아내는 AI에게 변칙은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난공불락 같았던 AI도 약점이 있었고,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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