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비밀 열차’ 촬영한 그 청년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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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8 07:12
업데이트 2023-03-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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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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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모스크바 국제음악원에서 열린 러시아 상공인연합 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푸틴 전용 열차 찍은 코로트코프
“사적 메시지 털리는 등 위협”
동원령 선포되자 스리랑카로 탈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안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1년부터 모스크바를 떠나 소치 등 자신의 별장으로 향할 때 비행기 대신 전용 열차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위치 추적이 쉽고, 납치 등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열차는 위장할 수 있고, 적의 공격 시 바로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푸틴 대통령의 ‘열차 사랑’은 더욱 심해졌다.

이런 푸틴 대통령의 전용 열차를 찍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가 곤욕을 치른 한 러시아 청년의 사연이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공개됐다. 주인공은 31세 미하일 코로트코프. 모스크바 서부 소도시 출신인 코로트코프는 ‘열차 마니아’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열차에 탑승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대학교 2학년 때 개설한 블로그 ‘철도 생활(Railway Life)’은 기차 애호가들의 성지가 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기차의 모습. 미 CNN 유튜브 캡처



특히 코로트코프는 2018년 푸틴 대통령의 전용 열차를 처음으로 발견한 뒤 이를 쫓는 재미에 빠졌다. 그는 푸틴 대통령 열차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이런 기차를 타는 사람은 보통이 아닐 것”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전용 열차는 ‘유령’처럼 아무 예고 없이 나타나며, 기관차엔 표식도 없고, 특수통신장비처럼 보이는 돔이 달려있다.

하지만 어느 날 코로트코프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깜짝 놀랄만한 댓글이 달렸다. 친구와 푸틴 대통령 딸과 관련해 농담으로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게재된 것이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연방보안국(FSB) 감시를 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푸틴 대통령의 열차를 그만 추적하라는 경고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부모에게도 “내 목숨이 위태롭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3월 블로그와 유튜브 등 모든 SNS를 폐쇄했다.

더 나아가 코로트코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예비군 동원령 대상이 됐다. 러시아를 탈출하기로 한 그는 카자흐스탄과 인도를 거쳐 스리랑카 모처에 숨어 지내는 신세가 됐다. 코로트코프는 “열차 사진은 더는 찍지 않는다”며 “동물과 거리의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내 삶은 공중에 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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