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긴축경영’… 주총서 임원 보수 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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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안정 속 성장’

22일 이사진 7명 재선임 예고
보수 한도 150억 → 80억 축소

■ 카카오 ‘신사업 속도’

SM인수로 이사 7명중 3명 교체
명예실추 땐 퇴직금 지급 않기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착수한 가운데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보수 한도를 대폭 깎는다.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반면 양사의 향후 전략은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수연 대표 취임 2년 차를 맞은 네이버는 이사회 진용을 고수하며 ‘경영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각축전 끝에 SM엔터테인먼트를 품은 카카오는 이사회 절반가량을 물갈이하며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2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카카오는 28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각각 주총을 열고 이사 보수 최고 한도를 줄이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사 총 7명에게 지급하는 보수의 최고 한도를 15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한다. 카카오는 이사 총 7명의 보수 한도를 12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3분의 1 감축한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이사들에게 지급된 보수는 각각 40억 원, 76억7038만 원이었다. 카카오는 특히 ‘회사의 명예에 손상을 입히거나 치명적 손해를 입힐 경우 이사의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안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양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역성장하면서 긴축경영을 예고한 상태다. 네이버 직원들의 성과급은 전년보다 20∼40% 줄였다. 해외 자회사 인력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북미 웹소설 자회사 ‘왓패드’는 임직원 15%에 해당하는 42명을 해고했고, 1월 인수한 미국 패션 개인 간 거래(C2C) 기업 ‘포쉬마크’도 직원의 2%를 줄였다. 카카오도 임직원 성과급이 전년보다 크게 줄었고, 지난달 면접 준비 중이던 경력 지원자들의 채용 중단까지 통보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사진의 큰 변화 없이 주총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의장인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변 대표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의장직에서 물러난 2017년 3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아 왔다. 카카오는 이사회 멤버 7명 중 3명을 새 얼굴로 바꾼다. SM 인수를 위해 음반·음악영상물제작업을 신규 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하고, 투자·법률 전문가를 이사회에 포함하기 위한 수순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 유치, SM 지분 인수 등을 주도해온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대표(CIO)가 지명됐다. 임기가 만료되는 조규진 사외이사 후임으로는 기업지배구조 및 금융법 전문가인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가 합류한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도 기타 비상무이사로 내정됐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