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뜬 그래미 수상 가수… 젠더리스 패션·파격 퍼포먼스로 관중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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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스타일스 첫 내한 공연

잘생긴 외모에 중저음 목소리, 몸에 딱 붙는 반짝이 점프슈트도 힙하게 소화하는 매력, 천진한 미소에 카리스마까지. 이 시대 가장 핫한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 얘기다.

해리 스타일스가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데뷔 이후 첫 번째 내한 공연을 갖고 한국의 팬들과 만났다. 이날 오후 8시 가슴이 깊이 파인, 형광 연두색의 스팽글 점프슈트를 입고 등장한 그에게 1만5000여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젠더리스 패션의 아이콘다운 의상 선택으로, 글램록의 전설인 데이비드 보위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첫 곡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Music for a Sushi Restaurant)부터 화려한 몸놀림과 무대 매너로 관객을 압도했다.

무대가 작게 느껴질 정도로 스타일스는 무대를 종횡무진 누볐다. 연신 손짓을 하고 발을 차며 몸을 흔들었고, 관객들은 그가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긴 채 노래하고 춤을 췄다.

분위기는 ‘트리트 피플 위드 카인드니스’(Treat People With Kindness), ‘왓 메이크스 유 뷰티풀’(What Makes You Beautiful)로 이어지며 달아올랐고 스탠딩석 관객들뿐 아니라 지정석에 앉아있던 관객들까지 흥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일어나 뛰었다. 인기곡인 ‘워터멜론 슈거’(Watermelon Sugar)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끝으로 무대를 내려간 그는 ‘해리’를 연호하는 관객들의 소리에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왔고, ‘사인 오브 더 타임스’(Sign of the Times)와 ‘애즈 잇 워즈’(As It Was), ‘키위’(Kiwi)를 엔딩곡으로 선보인 뒤 공연을 마무리했다.

평소 공연에서 팬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 스타일스의 면모는 이날 공연에서도 돋보였다. 팬이 건넨 갓을 받아 썼고, 팬이 써온 플래카드를 들어 올려 함께 읽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는가 하면 이날이 생일이라는 한 관객을 위해선 “우리 다 함께 축하 노래를 부르자”고 외치며 한국어로 한 번, 영어로 또 한 번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안녕하세요”라고 서툰 한국어로 인사하고 “감사해요” “행복해요”라고 거듭 이야기한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여러분 덕분”이라는 말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스타일스는 2011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진으로 결성된 5인조 보이그룹 ‘원디렉션’으로 팝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정규 1~4집을 모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원디렉션이 휴식기에 들어가고, 스타일스는 2017년 싱글 ‘사인 오브 더 타임스’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3집 ‘해리스 하우스’(Harry’s House)로 미국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스타일스의 이번 내한 공연은 아시아 투어의 일부로 이뤄졌고 이날 공연엔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뷔, 블랙핑크 로제 등 K-팝 스타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