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활주로’로 개항 5년6개월 앞당겨… 경제성·안전성 논란도[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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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1 09:05
업데이트 2023-03-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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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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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지홍 국토교통부 가덕도 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문10답 - 가덕도 신공항 건설기간 단축

국토부 ‘기본계획용역’ 중간보고
해상공항 아닌 육지에 걸친 매립
활주로 변경·예타면제·조기착공

엑스포 개최전 2029년안에 완공
유치결과 따라 또 영향 받을수도
육·해상 ‘부등침하’ 발생 가능성


박정민·김유진 기자, 부산 = 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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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비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4일 신공항 건설에 대한 기본계획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구체적인 구상을 처음으로 밝힌 뒤 정치적 필요에 따라 추진 일정이 무리하게 잡힌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국토부는 신공항 기본계획을 통해 육상 및 해상에 걸쳐 매립식 공법으로 5년간 건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전인 2029년 12월까지 개항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겨냥해 특별법까지 만들며 건설을 밀어붙이면서 갖가지 논란을 낳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및 각종 규제·인허가 면제·해제 등으로 공사 기간 단축을 시도한 바 있다. 이번에도 건설 방식을 변경, 기간을 추가로 줄였다. 여야 모두 발을 빼기 어려운 사업이 된 상황에서 치밀한 안전 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이란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2021년 9월 시행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따라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국토균형발전과 지역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추진돼온 사업이다. 총 사업비 13조7600억 원이 투입돼 부산 가덕도와 인근 해상 400만㎡(121만 평) 규모 부지에 길이 3500m 활주로 1개의 공항이 들어선다. 완공 시 연간 여객 2336만 명, 화물 28만6000t 수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문 정부에서 제정된 특별법(제3조)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은 △여객·물류 중심의 복합 기능을 가진 공항 △활주로 관리 및 항공기 운항에 대한 안전이 확보된 공항 △수도권의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을 활성화하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2. 건설 추진 시작과 진행 상황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의 시작은 2002년 4월 15일 발생한 중국 민항기의 김해 돗대산 충돌 사고(사망 129명, 부상 37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고 직후 새로운 공항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구체적 추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부권 신공항 건설 검토를 공식 지시하면서 본격화했다. 그러나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밀양 하남과 부산 가덕도로 의견이 갈리며 영남지역 내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심화했다. 2011년 3월엔 이명박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후보 당시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재임 중인 2016년 신공항이 아닌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 결정을 내렸다. 이 역시 문 정부에서 재검토에 들어갔고, 부산·울산·경남 단체장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합의하며 신공항 논의가 재점화했다. 문 정부는 2020년 11월 검증 결과를 발표하며 김해신공항 추진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이후 곧바로 여야 합의하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고, 2021년 2월에 법안이 통과돼 9월 시행됐다. 이 사업에 대해선 예타가 면제됐고, 현재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와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이 착수된 상태다.

3. 윤석열 정부가 밝힌 추진 계획은

국토부는 14일 ㈜유신 등 7개사 컨소시엄(158억 원)이 진행 중인 ‘기본계획용역’에 대한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용역 중간보고를 통해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내년에 착공, 2030 부산엑스포 개최 전인 2029년 12월까지 개항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또 지난해 사전타당성 조사와 달리 해상 공항이 아닌 육·해상 공항으로 지어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개항 시점을 앞당긴다고 밝혔다. 지난해 밝혔던 2035년에서 5년 6개월 앞당겨졌다. 이 밖에도 부지 등에 대한 조기 보상착수와 부지조성공사에 대한 통합발주(턴키) 시행, 전문사업관리조직(가칭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신설 추진 등이 보고회에서 언급됐다.

4. 조기 착공 및 공기 단축 방법은

국토부는 이번 중간 보고회에서 통상 ‘실시계획’ 이후 착수하는 보상을 ‘기본계획’ 수립 이후 보상 착수가 가능토록 편입토지 등의 세목을 기본계획 고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공사 착수 시기를 약 1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전타당성 조사 때와 달리 공항배치(Layout)를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 해상 매립량을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보다 절반 이하로 줄이고 육지에 여객터미널 공사를 앞당겨 추진해 공사 기간을 27개월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시공과정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규 대형장비 도입, 신기술·신공법 적용 등 민간의 창의적인 제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도 정비한다. 2029년 12월 개항을 조건으로 부지조성공사(6조∼7조 원 규모)는 단일공구 턴키 방식으로 시행한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을 29개월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사전타당성 조사에선 공사 기간이 9년 8개월로, 2035년 6월 개항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기본계획은 공사 기간이 5년으로,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 기간은 4년 8개월 단축되고 개항 시점은 5년 6개월 앞당겨진 셈이다.

5. 바다 위 매립과 부등침하 우려는

국토부는 지난해 사전타당성 조사 때 육지와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하면 지지력이 균일하지 않아 땅이 고르지 않게 가라앉는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공법을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중간 보고회에선 이런 결정을 뒤집었다. 국토부는 부산엑스포 유치 시 개최 일정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협의를 거쳐 육지와 해상에 걸친 활주로 건설을 밝히며 “20년 후 부등침하량이 국제기준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돼 공항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주로의 20년 후 예측 부등침하량(0.076%/30m)은 국제기준 허용 부등침하량(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0.1%/30m)보다 작아 항공기 운항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홍콩 첵랍콕 공항, 영국 지브롤터 국제공항,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 등 유사 해외공항에 적용된 연약지반처리 공법을 사용해 부등침하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 부산엑스포 위한 조기개항 필요성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완공은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개항 시기를 앞당기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 김해공항으로서는 안전문제와 함께 장거리 노선이 없어 엑스포가 개최돼도 외국 방문객이 인천공항을 경유해 다시 부산으로 와야 하는 불편이 있다. 김해공항은 주변 산악지형과 주민들의 소음 민원 등으로 300인승 이상의 대형 항공기가 운항을 못 해 국제선도 일본·중국·동남아시아 위주로만 운항하고 있다. 엑스포를 관장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요구하는 유치의 14개 주요 항목 중에서는 개최부지와 지역 및 국제교통과의 관계, 방문객의 이동 동선 및 안전문제 등이 들어 있다. 현재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는 대형 공항의 접근성이 강점인 데 반해 부산은 국제공항 인프라가 취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 때문에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개항은 엑스포 부산유치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자 국토균형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무엇보다 가덕도 신공항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정부는 기존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나온 결론을 뒤집었다는 점이 논란거리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선 “부등침하 발생 우려가 크다”며 배제했던 육지와 해상에 걸친 활주로 방식은 공사기간 단축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 채택됐다. 공사 방식 변경 논란뿐만 아니라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특별법으로 거치지 않게 된 점도 논란이다.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따른 ‘비용/편익비’는 매우 낮다. 이 밖에도 공항 건설 과정에서 거쳐야 할 31개에 달하는 규제가 특별법 제정으로 모두 면제됐다는 점도 위헌성 논란은 물론 각종 문제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 국내 지방공항들, 만성적자인데

공항운영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에 여객 수요가 많았던 지난 2019년 연간 기준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김해·김포·대구공항 등 3개 공항만 흑자를 냈다. 김해공항의 당기순이익은 1055억 원으로 김포공항 657억 원, 대구공항 113억 원을 크게 앞질렀다. 이 기간 김해공항의 여객 1693만 명 중 국제선 이용객이 60%에 달한다.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이 개항하면 24시간 운영 가능한 안전한 공항에 3500m의 활주로를 확보해 김해공항의 국제선 수요를 다 흡수하고도 유럽·미주 등을 오가는 중장거리 노선 개설로 연간 2336만 명을 수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유치를 주장해 온 부산시와 달리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성 조사는 신공항의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결과를 내놨다. 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51∼0.58로 조사됐다. 이 비율이 1 이상이 나와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데, 전국 공항 중 누적 손실이 가장 큰 공항 중 하나인 무안공항의 경제성(0.49)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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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의 배경은

지난 2018년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사업을 부적격으로 판단한 뒤 여야 정치권이 앞다퉈 가덕도에 관문공항을 짓는 특별법을 발의했다. 가덕도는 2016년 실시된 영남권신공항 입지평가에서 김해공항과 밀양에 이어 3위에 그친 지역이다. 그러나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부산·경남 표심을 잡으려 특별법을 밀어붙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예타를 면제받으며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놓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의식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공기를 단축해 당초 개항 시점을 2035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기며 오는 2030년 개최 예정인 부산 엑스포 유치에 활용할 의도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총선 및 엑스포 유치전 결과 등 상황에 따라 사업이 또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0. 향후 추진 일정은

이번에 발표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용역은 ‘중간’ 보고 성격이다. 기본계획용역 최종본은 공사 기간 추가 단축 등 새롭게 제시되는 부분을 반영할 계획이다. 또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정부는 이 같은 절차를 추진하며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2024년 말 공사에 착수해 2029년 12월까지 개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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