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민주 정상회의 주도와 G8 국가의 길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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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최근 국제 언론과 싱크탱크 등에서 한국을 주요 7개국(G7) 일원으로 받아들여 G8로 확대하자는 제안들이 나온다. 경제 규모, 군사력, 기술력 등 다양한 지표에서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자유민주주의 강화와 평화 및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사실 G7 국가가 아니면서 5000만 명 이상의 인구, 3만 달러 이상의 1인당 국민소득을 갖춘 나라는 한국뿐이다. 군사력과 무역량도 세계 6∼7위권이다. 윤석열 정부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력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 의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엄중한 국제 정세도 우리의 능동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냉전 종식 후 자유의 확대와 번영의 증진, 강대국 간 전쟁이 없는 평화의 지속을 누려온 국제사회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인류가 어렵게 구축해 온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을 위협하는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이웃 국가에 대한 무력 침공, 대규모 인권 침해, 군부의 민선 정부 전복 등 위기 징후가 계속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 프리덤하우스의 ‘2023년 세계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7년간 민주주의는 계속 쇠퇴해 왔다. 30여 년 전 자유민주주의가 인류 역사의 종착점이라고 주장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도 최근 권위주의 국가의 부상과 기존 자유민주주의 국가 내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선도적인 민주국가로서 유사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 이러한 퇴행적 흐름을 되돌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우리 국가 정체성의 근간을 이룬다. 한국의 역사적 경험은 민주주의 증진이 자유·평화·번영의 구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으며, 민주화는 피와 땀을 흘리며 국민의 자유 및 인권의 보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이는 오늘날 경제·과학·문화예술 등 제 분야에서 창의와 혁신을 통해 결실을 보고 있다.

다음 주 우리나라는 미국, 네덜란드, 잠비아, 코스타리카와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오는 29일 화상으로 개최되는 정상회의 본회의에서는 각국 정상이 모여 민주주의에 기반한 성취와 도전에 대한 대응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또,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인·태지역 회의는 민주주의를 부식시키는 근원인 부패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 정상에 대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초청 서한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로서 지속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올해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는 한미동맹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확대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편,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만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제도 발전 등 우리의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뜨겁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이에 부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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