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대 외교 현안 쏟아지는데 안보실 난맥, 무슨 일 있었나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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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이 전방위로 엄중하다. 북핵 위협이 나날이 고조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과의 온갖 현안이 쏟아진다. 잘 헤쳐나가면 외교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지만, 한 걸음만 삐꺽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대 기로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의 난맥이 표출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지난 16∼17일)을 엿새 앞두고 김일범 대통령 의전비서관이 물러난 데 이어 다음 달 26일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됐다. 급기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설까지 흘러나온다. 3월 한·일 정상회담, 4월 한·미 정상회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라는 연쇄 외교 일정은 밤 새워 준비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주요 포스트가 흔들리면 대비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외교비서관의 교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년간 격무에 시달렸고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가장 중요한 시점의 교체 이유로 누가 믿겠는가. 바뀔 수도 있지만, 성실하고 정직한 설명이 필요하다. 사생활이나 돌발 상황 등 말 못 할 사유가 있다면 본인이 직접 해명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두루뭉수리 넘어가려는 태도는 사정이 있지만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식의 오만한 행태다.

불투명한 상황은 억측과 괴담을 자초하기 마련이다. 이미 보고 누락설, 교수 출신과 외교관 충돌설도 나돈다. 질 바이든 여사 제안으로 한국 ‘블랙핑크’와 미국 ‘레이디 가가’의 동맹 70년 기념 협연이 논의됐는데,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백악관 측에 제때 답신이 가지 않아 무산 위기에 처했다가 재추진된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유엔본부 방문 때 불명확한 발언이 확대 해석되면서 큰 논란을 빚었고, 카타르 방문 때는 일정이 외부에 공개돼 부대변인이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안보실과 비서실의 정비와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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