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경영권 방어 위해 손해입힌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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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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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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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연합뉴스 제공.



손실 위험성 검토 안 하거나 필요한 조치 안해
한상호 전 대표, 190억 원 공동 배상



대법원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현대엘리베이터에 손해를 입힌 점을 인정해 1700억 원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고,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이 가운데 190억 원을 현 회장과 공동해 지급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 기업 쉰들러가 현대 측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 원 가량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금융사들과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계약을 맺었다. 현대상선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나눠 갖는 대신 주가가 내려가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그런데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가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됐고, 쉰들러는 2014년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 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임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한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앞서 1심은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송을 기각하면서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현 회장이 계약 체결 여부를 결의하는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들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파생상품계약 체결을 의결하는 것을 막지 않는 등 감시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면서 현 회장에게 1700억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대법원 또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제3자에게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게 하는 경우, 계약의 규모나 내용을 조정하고 회사의 부담 비용이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계약 체결의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 등에 관하여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거나, 충분한 검토가 없었음을 알고도 이사 또는 대표로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려는 경우 이사가 검토하여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최초 판결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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