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억 클럽’ 곽상도 보강수사… 아들은 ‘범죄수익은닉 피의자’ 입건

父子, 범죄수익은닉·뇌물 혐의
부국증권 등 8 ~ 9곳 압수수색

검찰이 곽상도 전 의원이 연루된 ‘50억 클럽’ 의혹 관련 곽 전 의원 아들 병채 씨를 범죄수익 은닉 혐의 피의자로 입건, 11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곽 전 의원의 알선수재 및 뇌물 혐의 관련 1심 무죄 선고 이후 본격적인 보강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오전 곽 전 의원과 병채 씨에 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병채 씨에 대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A건설과 부국증권 관계자 사무실 등 총 8∼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대장동 사업 관련 실무를 담당했던 관련자들의 사무실이 주된 압수수색 대상으로 포함됐다고 한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에서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 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은 병채 씨가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실수령액 25억 원)을 받은 게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이라고 판단(의율)한 데 따른 것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진행 당시 하나은행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막아주고 아들을 통해 거액의 퇴직금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다.

아울러 이날 압수수색은 곽 전 의원의 알선수재 관련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위기 상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판단한 1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뒤집기 위한 보강 수사 차원이다. 검찰은 1심 판결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산업은행에서 하나은행이 기존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도록 제안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는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비롯해 A건설이 주도한 산업은행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당시 하나은행은 더 큰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건설 측이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새로 꾸리려고 했는데 곽 전 의원이 이를 막아줬고, 대가로 화천대유가 병채 씨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앞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재판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상도 형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를 해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줘 우리가 선정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