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의 시론]‘더불어도둑당’ 비판 받는 巨野의 할 일

  • 문화일보
  • 입력 2023-04-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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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전·현 대표 ‘부정부패 몸통’ 의혹
돈 봉투 살포 거명되는 의원 20명
선거 매표는 민주주의 파괴 범죄

“훈남 오빠” 운운하며 돈 요구도
적반하장의 혹세무민 중단해야
의원 특권 폐지에도 나서야 할 때


어느 상습 일탈 학생의 어머니가 담임교사 요청으로 학교를 방문한다. 교사는 “더는 참을 수 없어 말씀드린다. 담임으로서도 정말 한계가 왔다”고 한다. “어제는 친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현장에서 붙잡혔는데도 부인하며 계속 버텼다”고 한다. “친구 사이를 이간질해 싸움이 나게 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한다”고 밝힌다. “이러다가는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거라도 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어머니에게 들려주는 답은 “국회의원”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극(笑劇)이다. 한국 정치권에 대한 국민 혐오감이 적나라하다. 이런 소극도 있다. 유치원을 방문한 국회의원에게 어떤 어린이가 “아저씨 이름을 알아요” 하고 외친다. 흐뭇해하는 의원에게 어린이가 대는 이름은 “×새끼”다. “TV에 아저씨 나오면, 우리 엄마 아빠가 ‘저 ×새끼 또 나왔네’ 한다”는 설명과 함께.

이런 지경에 이른 책임은 여당도 없지 않다. 설화(舌禍)가 잇따랐다.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가 국민의힘 당원도 아니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총선)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 등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자초했다. “당신들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주겠다”며 윽박지르기도 한 전 목사 오만의 빌미를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공했다. 거야(巨野)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적 ‘정치 혐오’를 키운 책임의 무거움은 여당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구린내가 진동하고, ‘더불어도둑당’ ‘더불어돈봉투당’ 등의 비판까지 받는다. 전·현직 대표부터 ‘부정부패의 몸통’ 의혹에 휩싸였다.

이재명 대표는 4895억 원 배임, 133억 원 뇌물 수수,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당 대표후보 측으로부터 300만 원씩 든 ‘돈 봉투’를 받은 혐의로 거명되는 국회의원만 해도 20명이다. 검찰은 피의자 송 전 대표, 윤관석 전 민주당 사무총장,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등 10명을 출국금지했다. 이 전 부총장에겐 이와 별도로, 불법 청탁 대가와 불법 정치자금 10억 원 수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6개월이 선고됐다. 그에게 돈을 건넨 사업가는 “이 전 부총장이 ‘훈남 오빠’ ‘멋진 오빠’ 하면서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을 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파렴치의 극치다.

선거 매표(買票)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범죄다. 그 혐의에 대한 수사도 민주당은 “야당 탄압”이라며 되레 검찰을 매도해왔다. 송 전 대표의 5선 지역구를 아무 연고가 없는데도 물려받아 국회에 진출하고, 대표직까지 이어받은 이 대표가 뒤늦게 말로는 “사과한다”고 했으나, 두 사람의 주고받은 관계부터 석연찮다. 프랑스에 머물던 송 전 대표는 귀국하면서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며 “몰랐다”고 잡아뗐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탈당한다”면서도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지키는 보루였다”는 궤변을 서슴지 않았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 운운하며, ‘추후 복당’도 예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가 돈 봉투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과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이 전 부총장과 통화하며 “영길이 형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했더라고. 내가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송영길이)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 송 전 대표가 탈당하자 “물욕이 적은 사람” “역시 큰 그릇” “진짜 정치인” 등 찬사까지 보낸 황당한 민주당 지도층이 적지 않다. 민주당이 돈 봉투 추문(醜聞)과 관련해, 할 일은 그런 헛소리가 아니다. 당장 ‘이재명 방탄 사당(私黨)’임을 공식 시인하고 사과하며, 공당(公黨)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 법치를 조롱하며 ‘정치 보복’ 거짓 프레임으로 피해자 행세를 해온 적반하장의 혹세무민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천명할 때다. 이 대표가 대선 공약마저 없던 일로 돌리며 악용한 ‘회기 중 불체포특권’ 등 186가지라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도 나서야 한다. 그러잖으면 ‘더불어도둑당’ 오명도 계속 따라붙을 개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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