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정위한 아이 아닌, 아이위한 가정 찾는 게 입양”

■ 어린이날 고국찾은 ‘美입양 1세대’… 수잔 순금 콕스 등 7명 방한

“그 시대에 해외입양 없었다면
수많은 고아들이 불행했을 것”

의사·CEO… 사회적으로 성공
왜곡된 인식 바로잡기에 동참

“가정을 위한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가정을 찾아주는 일이 입양입니다(Adoption must be finding families for children, not children for families).”

1956년 4세의 나이로 미국에 입양된 수잔 순금 콕스(71·사진) 주시애틀 한국총영사관 명예총영사는 4일 1950∼1990년대 미국으로 보내진 한국인 입양아 6명과 함께 고국 땅을 밟는다. 그는 “한국은 1950년대 국제 입양을 개척했고 사실상 가장 큰 규모였다”며 “한국이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지만 해외 입양이 없었다면 말 그대로 수많은 고아가 한국에서 불행하게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입양인들과 그들의 입양 경험을 존중한다”면서도 “해외 입양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우리들의 개별적인 입양 경험을 들려드리고 싶어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입양의 날’을 앞둔 이날 콕스 영사를 포함한 7명의 한국 입양아들이 수십 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그의 설명처럼 한국은 1955년부터 2021년까지 약 17만 명의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냈다. 전쟁고아들의 비공식적 입양까지 합하면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은 “핏줄을 중요시 여기는 국내 정서상 국내입양은 계속해서 침체돼 왔다”며 “해외에서 잘 정착한 아이들을 두고 해외로 팔려나갔다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며, 아이들을 껴안지 못하는 국내입양의 실태가 진짜 반성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