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임란 때 건너가 일본 국보가 된 조선종

  • 문화일보
  • 입력 2023-05-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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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 선임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 한적한 쓰루가만(灣)을 향해 있는 조구신사(常宮神社)는 현지에서 순산 신앙으로 알려진 곳인 동시에 일본 국보 제78호 ‘조선종(朝鮮鐘)’인 연지사종(사진·㈔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제공)이 소장된 곳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조선종’이란 단어는 한반도에서 주조된 동종(銅鐘)의 총칭이다. 조구신사의 조선종에는 ‘태화칠년삼월일청주연지사(太和七年三月日菁州蓮池寺)’라는 명문이 있다. 즉, 태화 7년에 해당하는 833년(신라 흥덕왕 8년), 당시 진주(晉州)의 지명인 청주(菁州) 연지사(蓮池寺)에서 주조된 것이다.

임진왜란 중이던 1593년 진주성이 함락되면서 당시 출병한 쓰루가 성주 오타니 요시쓰구(大谷吉繼)가 종을 일본으로 가져간 후, 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으로 조구신사에 봉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견도 있다.

연지사종은 일본에 있는 한국 동종 중 가장 오래되고 제일 크며, 유일하게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또한 9세기 동종의 유일한 명문 자료이며, 통일신라 전기와 후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자료다.

이처럼 귀중한 연지사종은 녹이 스는 청록병 현상을 겪다가 2021∼2022년 현지에서 보존처리를 마쳤다. 한국에서 연지사종 보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민간단체 사업 지원 대상 단체)에서 유물 보존의 시급함을 인지하고 보존처리를 위해 노력한 결실이다. 보존처리 비용은 일본 정부와 후쿠이현, 쓰루가시가 분담했다.

한때는 연지사종 관람이 금지된 적도 있었으나, 위 연구회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2016년 7월부터 관람이 재개됐다. 구름 위에 앉아 옷자락을 나부끼며 장구 치는 비천상(飛天像)을 이국의 바닷바람은 무심히 스치는데 연지사종의 사연을 얼마나 관람객에게 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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