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뒤늦은 한전 사장 辭意와 기대 못 미친 전기료 설득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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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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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적자를 누적해온 한국전력공사는 민간기업이라면 벌써 파산하거나 매각됐을 것이다. 그러면 경영진은 부실 경영 및 배임 등에 따른 소송과 처벌에 직면하고, 종업원은 직장을 잃게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국민이 전기요금이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주는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여곡절 끝에 한전이 12일 내놓은 자구안은 국민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 한전의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하면 ‘뼈를 깎는 시늉’이란 말조차 민망하다. 임박한 전기료 인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한전은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2급 이상 간부는 임금 인상분 100%, 3급 이하 직원은 50% 반납,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 강남 아트센터 등의 임대, 신규 충원 억제 등이다. 오는 6월 확정될 성과급도 50∼100% 반납하겠다고 한다. 전기료 인상에 따른 물가 악영향과 정치적 부담을 우려한 정부와 여당이 여러 차례 반려한 끝에 나온 게 이 수준이다. 한전 입장에서는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임금의 대폭 삭감, 인력과 조직의 대대적 감축 등이 없는 이번 자구안은 설득력이 없다. 그나마 부동산은 언제 팔릴지 모르고, 임금 인상분 반납은 노조가 반대한다. 게다가 대다수 국민이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릴 때 정승일 사장 등 현 경영진은 지난해와 올해 기본급을 연속 올려 억대 연봉자가 전체 임직원의 15%까지 늘었다. 이런 상태에서 인상분 일부 반납은 국민에게 ‘고통분담 쇼’로 비칠 뿐이다.

한전은 지난해 32조 원을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kWh당 51.6원 올려야 누적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 올 1분기에 13.1원 올렸다. 2분기에 7원 정도 올려도 격화소양일 뿐이다. 인력과 조직 등 근원적 개혁이 필요하다. 한전공대 폐교를 위한 법 개정도 요구해야 한다. 사의(辭意)를 밝힌 정 사장을 대체할 경영진이 들어서야 추진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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