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수원지법 전경. 법원 페이스북 캡처
결혼식 올리고 가족관계증명서도 위조
미혼 행세를 하며 교제한 여성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편취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결혼해 자식이 있으면서도 피해 여성과 가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까지 낳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는 사기,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피해 여성 B 씨에게서 사업비 명목 등으로 1억84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갑을 잃어버렸다. 헬스장 기구를 바꿔서 거래처에 돈을 줘야 한다”고 거짓말하는 등 20차례에 걸쳐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름, 직업, 가족 관계 등을 모두 속였다. 아들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하고 헬스장을 운영한다고 B 씨에게 거짓말을 했다. A 씨는 2017년 가을 가짜 부모님과 하객 등을 동원해 B 씨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상견례를 하지 않고 혼인 신고를 미루는 것을 B씨 가족들이 의심하자 잔고가 14억 원인 것처럼 통장 거래내용을 위조했다. 또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것처럼 가족관계 증명서도 거짓으로 꾸몄다.
A 씨는 재판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돈을 변제하지 못했을 뿐 B 씨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서 낳은 자녀의 출생신고를 계속 미루고 있었고, 출산 직후 생활비를 보내는 등의 자녀를 부양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경제적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으로부터 배신당한 정신적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출산한 자녀의 양육도 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돼 피고인의 범행은 쉽게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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