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좌파 지원法이 혈세 낭비 막을 재정준칙보다 급한가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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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경쟁이 시작되고, 반대로 세수(稅收)는 예상을 크게 밑도는 가운데, 여야가 15∼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련 소위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소위 안건 순서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안을 1번에 올려놓았고,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마지막인 40번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재정 건전성 원칙엔 동의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확장 재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해 실제 의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앞선 법안들 심의에 밀려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불필요한 외유 논란 비판 속에서, 기재위 의원들은 지난달 18∼27일 재정 위기를 겪은 독일·스페인 등에 출장을 다녀왔다. 독일의 정부 부채가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79.4%였다가, 재정준칙을 도입한 뒤인 2016년 69.0%로 10.4%포인트 낮아졌던 점을 현장에서 확인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만 아직 도입하지 않은 현실도 알 것이다.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유럽을 다녀오고도 국가재정법안을 공전시킨다면 ‘총선용 사진찍기’ 외유로 생각할 것이다. 더구나 나랏빚이 1000조 원을 넘어서고, 1분기 관리재정수지가 54조 원 적자를 기록해 연간 예측치의 92%를 초과하는 등 재정 건전성의 빨간불이 더 짙어졌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주로 운동권 출신이 장악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 최대 연 7조 원의 세금를 퍼주는 ‘좌파 생계 지원법’으로도 불린다. 문재인 정부도 사실상 반대했다. 이런 포퓰리즘 법안을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재정준칙과 연계시킨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일 뿐 아니라 정치 윤리 측면에서도 용납하기 어렵다. 이번 재정준칙은 2020년 문 정부 안과 비교하면, 통합재정수지보다 좀 더 엄격한 관리재정수지로 기준을 바꾸고 법률로 해서 구속력을 높인 것이다. 이런데도 민주당이 연계 전술로 발목을 잡으면 좌파 세력에 혈세를 뿌리겠다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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