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전기료 근본 해법 제시는 산업부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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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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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전력요금 인상을 며칠 앞둔 지난 12일 한전은 25조7000억 원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매각하고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3개 층과 서인천지사 등 10개 사옥을 임대하며, 234개 지역사무소를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 업무센터를 운영하는 등 조직도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정원 496명을 감축한 데 이어 추가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하고 6만2000명에 이르는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분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란다.

하지만 이건 자구책으로 보기 어렵다. 한전의 적자를 유발한 원인에 대한 해소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당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자구책이 아니라 동족방뇨일 뿐이다. 당장 분식회계에는 기여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적자를 보게 될 것이고 또 국민에게 손을 벌릴 것이다.

한전이 적자를 본 이유는 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에너지원 가격이 폭등한 것은 한전이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였다고 치자. 그러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이 감소하고 재생에너지가 늘어난 문제는 이제 바꿔야 하지 않는가?

지금은 달라졌지만, 전력 1kWh를 생산하는 데 △원자력 60원 △석탄 80원 △천연가스 120원 △재생에너지는 220원이 들었다. 그렇게 전력을 공급받아서 110원에 판매하는 상황에서 원자력과 석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력요금이 올라갈 건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한전은 지난 5년간 침묵했다. 그 피해자는 한전만이 아니라, 한전 주식을 샀던 내외국인 투자자도 있다.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너무 늘렸다. 밤에는 발전(發電)을 할 수 없는 태양광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며 전력저장장치(ESS)도 너무 늘렸다. 이렇게 하기 위해 보조금을 5배로 얹어 줬다. 재생에너지를 위한 각종 보조금도 남발했다. 전남과 제주에 전력망에 비해 과도하게 건설한 재생에너지 문제를 해결한다며 또 연구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서 국민에게 전기요금을 올려 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도 지었다. 학령인구가 줄어서 문 닫는 대학이 나오는 판에 정치적 선물이 아니라면 대학을 새로 지을 이유는 없었다. 하루 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공대 출연금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이번 추가 자구안엔 없었다. 교수도 학생도 뽑아 놨으니 난감할 것이다. 그걸 노리고 지난 정권에서 건물도 없는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다. 장관은 ‘재검토할 필요’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국민을 기만하려 하지 말고 원인을 규명,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한전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순응한 결과 적자를 보게 됐다. 이번 한전의 추가 자구책은 한전으로서는 최선일 수 있다. 그러나 최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산업부는 여전히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의 재생에너지 증설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5년간의 신규 재생에너지 건설 계획은 줄이지 않고 그 후의 계획 물량만 줄이고선 줄였다고 국민에게 설명한다. 이런 계획을 바꾸는 것은 한전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한전의 자구책은 한전 아닌 산업부가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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