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美특허소송 2년 연속 200건 넘길듯

■ 국제지재권분쟁동향

2021년 전년대비 33.7% 증가
피소 건수, 제소 건수보다 많아

미국에서 한국 기업과 관련된 특허 소송이 2년 연속 200건을 넘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기업이 소송을 당한 건수가 제소 건을 압도하면서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허 소송은 전기·전자와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됐다.

17일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2022년 국제 지재권분쟁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 미국에서 한국 기업의 특허 침해 소송(제·피소 포함)은 162건에 달했다. 2021년에 전년 대비 33.7% 늘어 250건을 기록했던 소송 건수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200건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는 200건을 밑돌았다.

한국 기업이 특허 소송을 당한 사건이 지속해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127건이었던 한국 기업의 피소 건수는 2020년 160건, 2021년 192건으로 3년째 증가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는 피소 106건을 기록했다. 제소를 보면 2019년 81건, 2020년 27건, 2021년 58건, 지난해 3분기까지 56건으로 피소보다 현저히 적은 수준이었다.

최근 미국에서의 특허 소송은 전기·전자와 IT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3분기 소송 57건 중 전기·전자가 52.6%(30건), IT가 20.8%(22건)를 차지했다. 특허청은 “지난해 3분기 반도체 기술의 특허 소송이 많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소송이 많아진 배경으로는 기술력 향상과 함께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이 반영된 점이 꼽힌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연구 역량이 쌓이고 좋은 지식재산권이 많아지면서 소위 훔쳐갈 게 많아졌다”며 “과거보다 기술 유출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코로나19로 기존에 이어오던 기업 간 교류가 어려워져 기술이 ‘요새화’되면서 지식재산을 뺏고 뺏기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