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청년층 등친 국회의원의 코인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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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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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이 가상화폐(코인) 의혹으로 자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결국 17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엄정한 조사 후 징계’ 원칙을 담은 의원총회 결의안을 채택한 지 사흘 만이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확인된 것만 해도, 지난해 국내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된 가상화폐 ‘위믹스’의 전체 유통량 0.4%에 이르는 80만 개, 당시 시가로 60억 원어치이다. 또, 넷마블사의 ‘마브렉스’도 9억7000만 원어치 보유했으며, ‘메콩코인’도 15만여 개, 최고 가격 9억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인 그가 회기 중에도 거액의 코인 투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로 큰 손실을 보고 목숨까지 버린 청년이 한두 명이 아닌 마당에 젊은 세대들로서는 허탈감을 넘어 절망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가 던진 충격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그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코인투기꾼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歲費)를 받는 국회의원이 공식 회기 중에도, 심지어는 상임위 활동 중에도 수십억 원의 코인 거래를 수시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 투자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그는 해당 코인을 저점에서 매수하는 신기(神技)를 발휘했다. 그런 그가 ‘매일 라면만 먹고 구멍 난 신발을 신었다’며 서민 코스프레를 일삼아 국민적 공분을 더 키웠다.

둘째, 막대한 코인 구매 대금의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수시로 수십억 원을 쉽게 ‘몰빵’ 투자할 정도의 거액 종잣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민주당 진상 조사단에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공짜 코인(airdrop)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마케팅 이벤트는 통상 소액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구심이 커진다. 혹시 훨씬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기회를 제공한 ‘프라이빗 세일’을 이용하거나 제삼자에게서 직접 제공 받은 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위믹스 대량 보유 시점도 묘하다. 당시 게임 업체들은 ‘돈 버는 게임’(P2E)의 합법화를 과제로 안고 있었다. 그러니 그가 다량 보유했던 P2E 게임에 쓰이는 위믹스나 마브렉스가 로비용은 아니었는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셋째, 거액의 의심스러운 코인 투자는 국회 입법활동과 이해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유 중인 가상화폐 자산에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입법활동을 거리낌 없이 했다.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자신이 집중투자한 게임 가상화폐를 법제화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실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거나 해당 법안이 의결되지 않았다는 해명으론 사익 추구의 의정활동을 부인하기 어렵다. 혹시 P2E 합법화를 내건 민주당의 대선 공약에도 이런 사익 추구가 반영된 건 아닌가?

가상화폐는 청년들의 문화적 코드다.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게임 화폐이며 메타버스 화폐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민주’를 외치면서, 집값 폭등과 인공지능(AI)의 급성장으로 인한 일자리 위협에다 날로 늘어나는 복지 부담 등 무거운 짐을 진 젊은 세대를 등쳤다는 의혹을 검찰과 국회는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윤리특위 제소 쇼나 탈당 쇼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과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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