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불법파업 채무 감면에 좌파단체 살림까지 ‘무차별 지원’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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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민주당 단독처리 순간 유기홍(맨 앞) 국회 교육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도 단독 처리했다. 뉴시스



■ 비용추계도 없는 법안들

세계잉여금, 국가채무 상환 아닌
손실보상금 등에 우선 사용까지
정부 “야당, 포퓰리즘 과실 취하고
책임은 현정부가 져”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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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대규모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재정수반 법안들을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대거 올려놨다. 올해 세수 부족으로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이들 법안은 발의 시 의무적으로 첨부해야 할 비용추계도 대부분 누락됐다. 일부 법안은 공공기관의 경영까지 거대 야당이 지배한 국회의 간섭을 받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올 정기국회에 이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의 재정건전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향후 회복도 어려운 지경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이틀간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올라온 총 52개(중복 포함) 법안 중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대부분은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거나 야당의 대(對)정부 지배력을 강화하는 법안들이었다. 먼저 정부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장 중점을 둔 재정준칙 수립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야당이 거부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반면 국가채무가 지난해 10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야당은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법안을 대거 선순위로 올려놨다. △야당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에 중앙·지방 정부의 예산 지원 근거를 담은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안 △불법파업 등으로 국가가 손배소를 진행해 채무를 떠안게 된 노조에 이를 감면해 주는 국가채권관리법 개정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실적을 반영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 제정안 △세계잉여금을 공적자금이나 국가채무 상환보다 손실보상금 등에 우선 사용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은 모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기재위뿐만 아니라 타 상임위에서도 포퓰리즘 법안이 많이 올라와 있다. 교육위원회에서는 야당의 단독 처리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폐업·실직 등 이유로 학자금 대출원리금 상환을 유예한 경우 이 기간에 발생한 이자를 면제하는 내용인데, 대규모 재정 소요는 물론 형평성 훼손으로 인해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법안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예술인들의 국민연금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의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이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의 공통점은 재정수반 법률 제·개정에 의무적으로 첨부돼야 할 비용추계보고서가 누락됐다는 점이다. 의원들은 비용추계보고서 ‘미첨부’ 사유서를 제출했는데, 대부분 ‘현시점에 파악이 곤란’하다는 이유를 담고 있다. 급조한 탓에 재정 소요가 얼마인지도 따져 보지 않은 깜깜이 법안이 올라온 셈이다. 또 한국전력공사처럼 심각한 재정난으로 대규모 보유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국회 상임위의 허락을 받으라는 내용의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은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공공기관 경영에 거대 야당이 개입한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등 정부는 이들 법안 통과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추진하지 않던 정책들을 야당인 지금 법제화하는 것에 대해 “포퓰리즘 과실은 야당이 취하고 책임은 현 정부가 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비용추계보고서 미첨부 사유에 ‘의안의 내용이 선언적·권고적인 형식으로 규정되는 등 기술적으로 추계가 어려운 경우’라는 예외가 있지만 야당의 법안은 최소한의 비용 소요 자료 확보마저 하지 않은 것일 뿐, 기술적으로 추계가 가능해 미첨부 사유를 남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민·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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