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서 한 번에 女목사 48명 배출 한국 교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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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9 11:50
업데이트 2023-05-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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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여의도순복음 목사
창립 65주년 기자간담회


“교단 헌법(총회 규정의 모법)을 바꿔서 여성 목사 안수를 위한 교육 기간을 남성과 동등하게 했습니다. 오는 25일 여는 우리 교회 목사 안수식에서 48명의 여성 목회자를 배출합니다.”

이영훈(사진)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18일 이렇게 말했다. 한 교회에서 한꺼번에 48명의 여성 목회자가 탄생하는 것은 한국 교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는 남성은 2명뿐이다.

이 목사는 이날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교회 창립 6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리더십을 많이 활용하는 게 세계 기독교의 트렌드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 있다”고 했다. 이 목사의 말처럼 국내 대표적 개신교 교단 중 3곳이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 최대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인 이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여성 목회자 배출에 앞장섬으로써 교계 전체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목사는 교회 창립자인 조용기 목사 뒤를 이어 지난 2008년부터 담임으로 사역해왔다. 그는 “우리 교회가 지난 6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나라가 가난했던 시기에 꿈과 희망을 전하고, 성령 운동을 통해 영적 체험을 할 수 있게 이끌었던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 목사는 취임 2년 후 20개 제자 교회(신도 33만여 명)를 독립시켰다. 그래서 신도 수가 크게 줄었으나, 점점 다시 늘어나 현재 등록 교인 58만여 명으로 단일 교회 세계 최대 규모를 지키고 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는 아직도 1000 원 짜리로 헌금을 하는 신도들이 많다”라며 “그런 서민 교회 특성으로 한국 교회 전체의 모판 역할을 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여긴다”라고 했다. 그는 순복음교회의 ‘통성기도’와 관련, “과거 가난하고 힘든 분들에게 한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라며 “마음의 절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교회 구제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에 난지도 갔을 때 빈민 참상에 충격을 받았는데, 지금도 서울 쪽방촌에 가면 같은 모습이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성경에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라고 했는데, 사회가 품어주지 못하는 이들을 교회가 품어야 합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교회에서 지난 2012년부터 지급해 온 출산 지원금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국가가 출산 가정에 획기적으로 지원 정책을 펼 수 있도록 기회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세계 종교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성장했으나 물량주의, 교권 다툼 등으로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라며 “선교사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조선조말 초기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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