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2가족 9명 귀순… 대북전단금지법 폐지 당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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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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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족으로 구성된 북한 주민 9명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 관계 당국이 합동신문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가족이 포함된 해상 탈북은 2017년 이후 6년여 만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체제 통제가 강화된 데 대한 불만이 직접적 동기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6일 밤 황해도 강령을 출발, NLL을 지나 연평도 쪽으로 접근해 우리 군 경비정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강령∼연평도 거리는 12∼13㎞에 불과해 성공 소식이 전파되면 유사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은 합동 신문 때 한국 방송을 몰래 청취하면서 자유로운 한국을 동경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조선에선 정말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냐” “이곳에선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고도 물었다고 하는데 한국에 대한 정보가 상당하다는 게 드러난다. 이들이 어린이까지 데리고 탈북한 것은 자유와 북한 인권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적어도 문재인 정부처럼 막무가내로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했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변화를 파악하고 탈북했다는 것은 북한으로 더 많은 정보를 들여보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북한은 한국 영화·드라마 시청 시 최대 사형에 처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한 데 이어 김여정을 통해 문 정부에 ‘대북전단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요구했다. 한국에서 유입되는 정보가 체제 위협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여정 하명에 따른 대북전단금지법은 2021년 3월 효력이 발생해 여전히 시행 중이다. 시민단체들이 낸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가 3년째 뭉개는 탓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7일 국회 연설에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 때와 같은 정신으로 북한 인권 개선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북한 인권 증진은 제2의 광주 민주화 운동과 같으며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빨리 대북전단금지 조항을 폐지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전단 등을 북한에 들여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판 ‘보트 피플’ 사태가 날 수도 있는 만큼, 윤 정부는 해상 탈북 가능성에도 치밀하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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