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숲 걸으며 제철 도시락 한입… “숲크닉 오세요”[농촌愛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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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3 09:08
업데이트 2023-05-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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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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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지난 20일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뒤편에 위치한 섬강 자작나무숲에서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농촌愛올래 - 2023년 농촌관광 사업
(4) 강원 원주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피자 만들고 고무신 꾸미기 체험
어른·아이 구분없이 ‘취향저격’

지역 농산물로 만든 도시락 먹고
5만 그루 자작나무 숲길 트레킹

깡통열차 ‘칠봉 KTX’ 인기몰이
휴가철 숙박연계 행사도 준비중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강원 원주시 호저면 칠봉로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숲크닉’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피자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윤성호 기자



원주=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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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크닉(숲+피크닉) 하세요!”

지난 20일 강원 원주시 호저면 칠봉로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주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35명의 귀한 손님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2021년부터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농촌애올래)’에 참여하며 관광객을 만나왔지만, 피톤치드향 가득한 자작나무 숲길을 걷고 푸른 잔디밭 위에서 소풍 도시락을 즐기는 콘셉트의 ‘숲크닉’ 행사는 올해 처음 열리기 때문이다. 때마침 화창한 날씨는 숲크닉에 제격이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정남용 원주시 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사무국장은 “매향골마을 뒤편으로 자작나무 숲길이 있고 앞에는 잔디구장인 칠봉체육공원이 펼쳐져 있어 가정의 달인 5월 가족들이 소풍 가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마을에서 수제 도시락까지 제공해 가족들이 편안한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과 함께 농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는 농촌애올래 지원 사업인 만큼 체험객들은 체험비 2만8000원만 내면 식사까지 포함한 숲크닉 체험이 가능하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크닉’에 참여한 어린이가 밀대로 피자 반죽을 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날 숲크닉의 첫 순서는 칠봉다목적센터에서의 화덕피자 만들기 체험. 할머니·엄마·아이까지 3대가 같이 온 가정, 아빠·엄마·누나·동생이 같이 온 가정 등 구성은 서로 달랐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맛있는 피자 만들기에 다들 진심이었다. 진행자 설명에 따라 체험객들은 피자 반죽을 둥글납작하게 만들고 그 위에 새콤달콤한 토마토소스 한 스푼을 골고루 펴 발랐다. 버섯, 파프리카, 양파, 올리브, 소시지를 올린 뒤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뿌려주면 끝. 피자 팬이 전자화덕에 들어간 지 10분쯤 지나자 고소하고 달콤한 피자 향기가 교육실을 메웠다.

따끈따끈한 피자가 순서대로 화덕에서 나오는 동안 시작된 두 번째 순서는 고무신 아트다. 체험객들은 사전에 신청한 신발 치수에 맞춰 추억의 검정 고무신을 나눠 받고 그 위에 색색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붓을 들고 꽃 그림, 새 그림, 나비 그림을 곱게 그린 뒤 말리면 나만의 고무신 완성이다. 고무신 꾸미기에 집중한 가운데 가득 퍼진 피자 냄새가 허기를 자극했다. 고무신 아트를 마친 체험객들은 완성된 피자 상자를 받아들고 하나둘 다목적센터 밖으로 나갔다. 정 사무국장, 김미경 사무장, 마을 주민 등 10여 명이 새벽부터 준비한 정성 가득한 점심 도시락이 체험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피크닉 매트를 펴놓고 파라솔 아래에서 먹는 피자에 꼬마김밥, 옥수수 당근 샐러드, 햄치즈 샌드위치, 무 야채 쌈말이, 구운 계란, 치킨봉, 마들렌, 과일 디저트와 주스는 그야말로 완벽한 소풍 점심이었다. 특히 원주에서 재배한 싱싱한 제철 채소와 과일은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푸짐한 도시락으로 배를 채운 체험객들은 자작나무 숲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섬강 자작나무숲 둘레길은 남녀노소가 선호하는 체험 코스다. 길이 4㎞, 40∼50분을 걸을 수 있는 이곳은 30년 이상 된 자작나무 5만3000여 그루가 심겨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지난해 놓은 덱, 벤치, 쉼터 덕에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흙길을 걸으며 흐르는 개울 소리, 산새 지저귀는 소리, 섬강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힐링타임은 이어졌다. 소형 트랙터가 깡통 모양 좌석 9개를 이끄는 깡통열차는 ‘칠봉 KTX’로 불리며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고무신 던지기, 바람개비 날리기로 가족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맘카페에 올라온 모집 글을 보고 참여했다는 체험객인 엄나영(여·39) 씨는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데 오늘 같은 체험행사가 자주 열리고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며 “피자 만들기, 고무신 꾸미기는 아이들의 ‘취향저격’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9세 아들 문주원 군과 함께 온 유소령(여·39) 씨도 “여러 체험행사를 다녀봤는데 저렴한 가격에 다채로운 체험도 하고 맛 좋은 도시락도 먹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던 지난해도 원주 체험휴양마을에는 270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대부분 해제된 올해의 경우 4월까지 이미 1000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했다. 정 사무국장은 “이번 체험객들의 호응도를 보고 숲크닉 행사를 추가 개최할 예정”이라며 “숲크닉 외에 올 7∼8월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숙박과 연계한 체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3년간 원주 전역에 ‘팜스테이’ 힘써… 8개 마을은 정기모임 통해 ‘체험’ 기획”

■ 이하섭 섬강매향골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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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찾은 강원 원주시 호저면 칠봉로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은 사계절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로 체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치악산·소군산·칠봉유원지·섬강에 둘러싸여 사시사철 아름답고, 자작나무숲·넓은 잔디구장·깨끗한 숙소를 갖추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 위치여서 서울·수도권에서 접근하기도 용이하다.

 매향골이 인기 체험지로 자리매김한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 편리한 교통뿐 아니라 이 마을 이하섭(사진) 대표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강원팜스테이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이 대표는 ‘원주 농촌관광 산증인’으로 불린다. 국내 농촌관광이 갓 시작될 무렵이던 지난 2000년 마을 이장을 맡았던 이 대표는 23년간 매향골을 비롯한 원주 전역 팜스테이 도입과 안착을 위해 힘써왔다. 마을별로는 농촌관광을 짜임새 있는 사업으로 육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한 이 대표 덕분에 원주 내 체험휴양마을들은 광역화된 축제와 행사를 펼치며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섬강매향골 마을 자체가 공간도 좋고 자작나무숲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을 위한 여건이 좋은 편”이라며 “특히 원주 내 8개 마을이 주기적으로 다 같이 모여 아이디어도 내고 기획도 하는 덕분에 운영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섬강매향골 마을은 특히 가족 단위 체험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 대표는 “개별 가족과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단체로 방문하기도 한다”며 “찐빵 만들기, 꽃체험 등 마을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의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마을 소득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면 연말에 마을별로 골고루 분배하고 마을들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곳에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숲크닉’ 외에 6월에는 감자 캐기 체험이 예정돼 있고, 7∼8월에는 숙박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가을에는 김장 체험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 밖에 자연 체험으로 작물수확·탈곡 체험·달팽이잡기 체험이, 문화 체험으로 연날리기·손두부 만들기·인절미 만들기·도토리묵 만들기·가마니 짜기가, 공예 체험으로 압화나 천연비누 만들기, 건강 레저 체험으로 일리천 물놀이 체험 등이 있다. 원주 지역 농산물로 차려진 시골밥상도 체험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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