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번역판 ‘K-소설’… 한글 표지가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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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3 09:03
업데이트 2023-05-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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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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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의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에 진열된 ‘한국이 싫어서’.



■ ‘한국 책’에 빠진 日

산문·인문서도 빠르게 번역
한글 쓰인 굿즈 덩달아 인기


도쿄 = 글·사진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문학 한류’라고 할 만큼 한국 소설이 인기인 일본에선 지금 ‘한국’ 자체가 가장 잘 ‘팔리는’ 키워드다. 한눈에 ‘한국 책’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한글 제목을 일본어판에 그대로 쓴 표지가 유행이고, 소설뿐만 아니라 가벼운 산문집에서부터 페미니즘서, 과학, 인문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한국 저자들의 책이 재빠르게 번역·출간되고 있다. ‘K-BOOK’이 일본 출판 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일본 출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지 출간된 주요 한국 소설들은 한글을 ‘얼굴’로 내세운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황정은의 ‘연년세세’, 배명훈의 ‘타워’, 강화길의 ‘다른 사람’ 등이 대표적. 특히, ‘한국이 싫어서’와 ‘타워’의 일본어판 표지는 언뜻 한국 책으로 보일 정도로 한글 제목과 작가명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한국이 싫어서’를 출간한 구로카라출판사 관계자는 “표지부터 한국 책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의도했다”면서 “한국 문학이 워낙 인기이고, 요즘 일본에서 한글 자체가 ‘힙’한 디자인으로 여겨진다는 점도 이유다”고 설명했다. 분홍빛을 띠는 표지 색에 대해선 “이 책은 일본에서 페미니즘서로 분류된다. 일본의 한국 문학 독자들 중 상당수가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여성 독자들과 겹쳐지는 것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오야마 북센터에서 판매 중인 ‘연년세세’.



책 표지에서만 한글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페미니즘 전문 서점 겸 출판사를 운영하는 에토세토라북스(etc.books)의 인기 굿즈는 ‘나는 페미니스트 책을 읽는다’라는 한글 문장이 쓰인 가방. 이 서점 관계자는 “고객 대다수가 한국 문학과 문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관련 책도 많이 본다. 한글로 쓰인 가방에 손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글 디자인이 독특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일본인들이 그 뜻을 모른다는 데서 오는 심리적 안정감도 한몫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글’을 비롯해 일본 책 동네에서 ‘한국’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문학뿐만 아니라 선인세 최고가액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던 김수현 작가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와 같은 가벼운 에세이서부터 아이돌·한류 분석 콘텐츠, 인문서 등의 출간도 활발하다. 에토세토라북스에 따르면, 이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 대부분이 ‘한국’과 관련돼 있다. ‘문학 한류’를 이끌었던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과 최근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민지형의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와 같은 여성주의 소설, 한국 저자들의 일본어판 에세이, 그리고 한국에 대해 쓴 일본 서적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도쿄에서 한국 전문 서점을 운영하며 현지 ‘K-북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구온출판사의 김승복 대표는 “이른바 ‘BTS셀러’의 인기가 견인한 한국 에세이 출판 등 초기 단계를 벗어나, 전문적인 ‘한류 콘텐츠’를 비롯해 페미니즘서, 과학·인문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K-북의 일본 출판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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