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차관...‘우크라전 비판’ 러시아 정치인 또 의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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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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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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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러시아 고위 관료가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다가 돌연사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반대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정치인, 기업가 등의 의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 차관 표트르 쿠체렌코(46·사진)는 지난 20일 쿠바를 방문하고 귀국하던 중 사망했다. 과학고등교육부는 21일 성명에서 "쿠체렌코 차관은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쿠바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을 때 몸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비행기가 남부 도시 미네랄니예보디에 비상 착륙했고, 현지 의료진이 쿠체렌코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지만 결국 그를 살리지 못했다고 과학고등교육부는 설명했다. 그 외 정확한 사인 등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쿠체렌코의 사망 원인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쿠체렌코 차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 여러 지인에게 러시아를 떠날 것을 촉구한 인물이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에서 탈출한 언론인 로만 수페르는 21일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러시아를 떠나기 며칠 전 쿠체렌코와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당시 그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구하라. 가능한 한 빨리 떠나라. 당신은 우리 국가가 얼마나 잔인한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페르는 쿠체렌코에게도 러시아를 떠나고 싶은지 물었으나 쿠체렌코는 "이제는 그럴 수 없다. 그들은 우리 여권을 빼앗아 간다. ‘파시스트’ 침공 이후 그들(러시아)과 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은 사라졌다"고 답했다고 한다.

쿠체렌코 차관은 자신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인질로 잡혀 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즉시 벌레처럼 짓밟힐 것"이라고도 호소했다고 수페르는 전했다.

개전 이후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유력 인사가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모스크바 지역의회 의원 파벨 안토프(65)가 인도 여행을 갔다가 한 호텔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같은해 6월 왓츠앱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테러’라고밖에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황급히 삭제해 논란이 됐다. 안토프의 친구이자 마찬가지로 정치인이었던 블라디미르 부다노프는 같은 호텔이서 이틀 전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러시아 기업가의 경우 지난해에만 최소 13명이 자살 또는 원인 불명의 사고로 사망했다. 이들 중 6명은 가스프롬 등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과 관련된 인물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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